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패보다 자신의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공화당 내 장악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 배경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을 배석한 채 지난 2월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셧다운을 종결하는 예산안에 서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치러지는 중간선거의 승패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그가 공화당의 승리를 바라기는 하지만, 선거 이후 민주당이 자신의 가족과 재산, 정책 등을 조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남은 임기 동안 공화당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현재의 입지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더 강력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경우, 반(反)트럼프 성향 의원 상당수가 은퇴를 앞둔 상황에서 친트럼프 인사들이 상임위원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마이크 리(유타), 론 존슨(위스콘신), 릭 스콧(플로리다) 등이 거론된다.
당내 장악력이 유지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여전히 J. D. 밴스를 대통령 후보로, 마코 루비오를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구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대선 재출마 가능성을 계속 시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실제 출마 의지라기보다 밴스와 루비오를 중심으로 당내 구도를 관리하기 위한 정치적 메시지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감이 계속 유지될 경우 다른 공화당 잠룡들 역시 쉽게 도전장을 내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이 주시하는 인물로는 론 디샌티스, 테드 크루즈, 조시 홀리 등이 꼽힌다.
이 같은 자신감 때문인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재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치솟는 국제유가 등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서 그의 지지율은 미국인 3명 가운데 1명 수준에 머물렀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공화당 전략가이자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전 공보국장인 더글라스 하이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불리한 여론조사나 지지율 하락을 '가짜 뉴스'로 치부하며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유지하는 기존 방식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공화당 의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MAGA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한 나머지 사석에서는 우려를 드러내면서도 공개적으로는 비판을 삼가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인들이 가장 우려하는 현안 가운데 하나인 미국·이란 전쟁을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되며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열린 클럽 챔피언십 우승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70타를 쳐 우승했다"며 "다른 참가자들과 달리 여러 일에 신경 쓰느라 연습할 시간이 거의 없었는데도 우승하게 돼 영광"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것을 '재능'이라고 한다"며 "나는 그 재능을 갖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이며 자화자찬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