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전·현직 임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은 퇴임 후에도 경제활동과 자신의 전문성을 이어나가길 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즈니스 피플'이 3일 매출액 기준 국내 1천대 기업의 전·현직 임원 500명(현직 300명, 전직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퇴임 후 커리어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즈니스피플
임원들의 절반 이상은 '퇴임 1~3년 전'부터 다음 커리어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기업에 젊은 임원이 많아지면서 퇴임을 은퇴가 아닌 '커리어의 확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급인재 플랫폼인 '비즈니스 피플'이 3일 매출액 기준 국내 1천대 기업의 전·현직 임원 500명(현직 300명, 전직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퇴임 후 커리어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퇴임 이후에도 경제 및 전문 활동을 이어갈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3.8%가 '매우 그렇다', 19.6%가 '어느 정도 그렇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93.4%가 경제활동을 지속하기를 희망한 것이다.
다음 커리어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전문성 활용'(67.3%)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수입'(29%), '일과 삶의 균형'(28%), '근무 유연성'(15.9%) 등이었다. 임원들은 보상이나 유연성보다 수십 년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설문에 참여한 한 임원은 "임원으로 재직하며 축적한 자산이 퇴임과 동시에 소멸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산업적으로 손실"이라며 "자신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연결될 수 있다면 자문이나 단기 프로젝트 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 임원 2명 중 1명 "퇴임 1~3년 전부터 미리 준비"
새로운 커리어를 위한 적절한 준비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퇴임 1~3년 전'이라는 응답이 5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퇴임 3~5년 전'(15.9%), '퇴임 직전'(13.1%), '퇴임 후'(11.2%) 순으로 집계됐다.
임원들은 퇴임이 임박해서 진로를 고민하기보다 재직시절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다음 역할을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의지는 높으나 시장은 침묵", 70.1% "전문성 쓸 기회 부족"
임원들은 자신들의 이런 희망과 달리 현실의 벽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을 퇴직한 뒤 국내 '포스트 임원(Post-Executive)' 시장이 임원들의 전문성을 충분히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0.1%가 '그렇지 않다' 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다음 커리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지원책으로 '기업과 전문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문 플랫폼'(74.8%)이 1위로 꼽혔다.
정민호 비즈니스피플 본부장은 "과거에는 임원 퇴임을 커리어의 마침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으나, 최근에는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새로운 영역으로 이어가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단기 프로젝트 참여, 경영자문, 사외이사 등 고급인재를 활용하는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기업과 전문가를 연결하는 프리미엄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