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제도의 심사 기간을 기존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대폭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주도적으로 의결하면서 국민의힘과 거센 공방을 벌였다.
국회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을 최장 90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 국민의힘에 7곳을 넘겨준 만큼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에 필요한 법안들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패스트트랙 제도를 손 본 것으로 보인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당 주도로 국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재석 의원 18명 가운데 민주당 의원 전원과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 등 17명이 찬성했고 반대는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1명이었다. 국민의힘 운영위원들은 법안 의결에 반발하며 퇴장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패스트트랙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것을 뼈대로 한다.
우선 패스트트랙을 태운 법안의 상임위원회 심사기간은 기존 18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기간도 90일에서 30일로 단축했다.
이와 함께 법사위를 통과한 패스스트랙 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 대기 기간도 기존 최대 60일에서 법사위 심사 종료 뒤 열리는 첫 본회의에 즉시 상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로써 패스트트랙 처리기간은 기존 330일에서 90일로 줄게 된다.
한병도 국회 운영위원장은 "이름은 신속 처리안건인데, 처리까지 거의 1년이 걸리는 모순을 바로잡고 이미 효용성을 잃은 제도를 본래 취지에 맞게 정비하기 위한 개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 운영위 간사인 김승수 의원은 "국민 삶에 정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률 제·개정이 계모임의 규정보다 더 쉽게 만들어지고 고쳐진다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운영위에서조차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의회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상임위원장 18개 중 7개를 왜 우리에게 줬냐"라며 "패스트트랙까지 330일을 90일로 줄여서 국민의힘 상임위원장이 가진 권한을 없애버리려는 것은 일당 독재 국회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 간사인 천준호 의원은 "일반법이 평균 310일 소요되는데, 패스트트랙법은 330일이 소요되도록 돼 있다"며 "그만큼 효용성을 상실한 법이어서 필요에 맞게끔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