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정부 메가 프로젝트 참여를 선언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투자 실행 조직과 자금 계획을 내놨다.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가장 공격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용 자회사를 앞세워 투자에 속도를 붙이면서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 시장 1위 KT의 지위를 위협하는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이 정부 메가 프로젝트 참여를 선언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투자 실행 조직과 자금 계획을 내놨다. 사진은 정석근 AI CIC장(오른쪽)과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3월1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모습. ⓒSK텔레콤
SK텔레콤은 7월23일 이사회를 열고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문 신설 법인 'SK하이퍼(Hyper)'를 설립하고, 사업 기반 마련을 위해 2030년까지 7500억 원을 출자하기로 의결했다고 7월24일 밝혔다.
SK하이퍼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중장기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업개발에 집중한다. AI DC에 필요한 부지 확보, 변전소 구축·운영, 고객 유치와 사업화를 담당한다. SK텔레콤은 총 출자 한도 내에서 2030년까지 필요할 때마다 분할 출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댄다.
같은 날 SK하이퍼 이사회를 거쳐 정석근 SK텔레콤 AI CIC장이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976년생인 정 신임 대표는 네이버 클로바 CIC 대표를 지낸 뒤 2023년 SK텔레콤에 합류한 인공지능 전문가로, AI CIC장으로서 SK텔레콤의 AI DC 사업을 이끌어왔다. 정 대표는 7월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설된 'AI DC 통합추진단'의 단장도 겸임하며 SK그룹의 AI DC 실행 조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석근 SK하이퍼 대표이사는 "SK하이퍼는 SK그룹의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 청사진을 현실로 구체화하는 역할"이라며 "체계적이고 빠른 실행을 통해 핵심 인프라와 고객을 확보하고, 대한민국의 AI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설 법인 설립은 SK그룹이 6월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총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한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아 나온 후속 조치다. 당시 SK그룹은 SK텔레콤을 주축으로 2029년부터 5GW 규모를 단계적으로 오픈하고, 2035년까지 총 15GW의 AI 데이터센터를 순차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표 당시만 해도 "구체적인 투자액은 프로젝트별 파트너십과 계약 조건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결정될 것"이라던 SK텔레콤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전담 법인 설립과 7500억 원 출자라는 실행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구축 지역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SK텔레콤은 울산에 GW급 규모의 AI DC 클러스터를 시작으로 충청권과 서남권에도 추가로 GW급 AI DC를 구축하는 등 권역별로 AI 인프라를 확장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현재 SK텔레콤은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 2029년까지 100MW(메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 완공을 목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