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헌법재판소가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제1항에 대해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반영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내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됐다.
당시 헌재는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제1항이 과소보호금지원칙 및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국민의 환경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제1항은 정부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35% 이상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만큼 감축하는 중장기 목표를 세우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국회의사당 전경 ⓒ 국회
23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이하 기후특위)는 22일 제1차 탄소중립기본법심사소위원회(이하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입법 조치를 포함했다. 즉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법률에 규정하지 않은 것이 과소보호금지 원칙 및 법률유보 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는 결정 취지를 반영했다.
개정안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를 상한과 하한의 범위 형태로 법률에 반영하면서, 배출권 거래제 등의 규제는 하한을 적용하도록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2035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는 하한 53% 및 상한 61%로, 2040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는 하한 69% 이상 및 상한 80% 수준에서, 2045년까지의 중장기 감축목표는 하한 84% 이상 및 상한 90% 수준의 범위에서 각각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특위 쪽은 “하한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시점까지 일정한 속도로 감축하는 선형감축경로이고, 상한은 파리협정에서 정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감축경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반영해, 중장기 감축목표는 전 지구적 감축 노력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기여해야 할 몫에 부합하도록 하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지 않도록 설정해야 한다는 원칙을 법률에 명시했다.
이와 함께 산업계가 중장기 감축목표를 원활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연구개발,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규정도 담았다.
김정호 기후특위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을)은 “이번 개정안은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중장기 감축목표의 법적 공백을 해소하는 한편, 중장기 감축목표의 설정 원칙과 산업계 지원 근거를 함께 마련했다”고 말했다.
2024년 헌재 결정은 2020년 청소년 기후활동가 19명의 청구로 시작됐다. 이후 2021~2023년 영유아 62명이 낸 헌법소원을 포함해 3건의 헌법소원이 추가로 접수됐다. 정부의 탄소감축 계획이 충분하지 않아 미래 세대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 커져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핵심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탄소중립기본법 제8조 제1항에서는 2030년까지의 감축 목표 비율만 정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 19년간의 감축 목표에 관해서는 어떤 형태의 정량적 기준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시점까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는 미래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는 방식으로 감축 목표를 규율한 것으로 기후위기라는 위험 상황에 상응하는 보호조치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성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