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이 매출 기준 3년치 이상의 물량을 보유한 상선 부문의 호조에도 방산 사업의 특수선 부문과 해양플랜트 사업의 에너지플랜트 부문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총사업비 60조 원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아쉬움을 삼킨 가운데 향후 태국 호위함을 시작으로 한 방산 및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일감 확보가 고정비 부담을 덜고 반등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사장. ⓒ한화오션
7월14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6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5척, 암모니아 운반선 3척 등을 합쳐 상선 부문에서 모두 38억 달러를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연간 수주목표를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2025년 실적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딘 일감 확보 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오션은 2025년 상선 부문에서 모두 95억5천만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다. 1년 전 연간 성과와 비교하면 2026년 상반기 상선 부문 수주 달성률은 40%에 그친 것이다.
다만 2025년에도 하반기에 더 많은 수주를 기록한 점, 이미 풍부한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희철 사장은 상선 부문에서 큰 걱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상선 부문에서 2025년 상반기 31억3천만 달러를 수주한 뒤 하반기 64억2천만 달러의 일감을 쓸어 담았다. 또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상선 부문 수주잔고는 252억5천만 달러, 한화로는 약 37조8천억 원으로 한화오션 2025년 연결기준 연간 매출 12조7835억 원과 비교해 이미 3년치 일감을 상선으로만 확보하고 있다.
상선 부문은 김희철 사장이 2분기 한화오션의 양호한 실적, 특히 우수한 수익성을 이끄는 데 핵심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9431억 원, 영업이익 5288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2025년 2분기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42%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13%를 웃도는 것이다. 이 가운데 상선 부문에서는 매출 3조 원과 함께 영업이익은 사실상 대부분을 책임지는 5천억 원 초반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 사장은 상선 부문의 질주에도 최근 CPSP 수주 실패가 꽤나 아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CPSP는 캐나다 정부가 30년 이상 운용한 빅토리아급 노후 잠수함 함대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최대 12척 잠수함을 도입하는 이 사업은 건조비 20조 원에 향후 유지보수(MRO) 비용 40조 원을 더해 모두 6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한화오션은 2025년 8월 숏리스트(적격후보) 선정 뒤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수주 경쟁을 벌였지만 고배를 마셨다.
물론 독일이 잠수함 종주국인 데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요국인 점 등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도 한화오션의 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불발됐지만 긍정적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다. 강 실장은 한화오션의 수주 불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거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배웠던 대한민국이 원조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우리 방산 기술의 놀라운 성장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결과를 ‘졌지만 잘 싸웠다(졌잘싸)’는 위안으로만 남겨두지는 않겠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사장에게 CPSP 수주 실패가 아쉬운 이유는 특수선(방산) 부문에서 실제 고정비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8일 한화오션 분석보고서에서 “CPSP 수주 실패는 한화오션에 두 가지 영향을 주는데 긍정적 부분은 앞으로 진행될 다른 신규 잠수함 프로젝트와 관련해 입찰 경쟁력을 증명한 것”이라며 “반면 (부정적 요소로는) 거제조선소 특수선 야드(작업장) 고정비 부담이 발생하는 데 있는데 함정 수출 기회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투자에 따라 한화오션의 고정비가 증가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김 사장은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고정비 부담에 직면해 있다.
한화오션은 2025년 11월 기존 해양 사업부문과 에너지인프라 사업부문을 합쳐 에너지플랜트사업부를 신설하고 해양플랜트 사업을 재정비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뒤 최근까지 대형 FPSO 등 핵심 설비 신규 수주를 이뤄내지 못하는 등 부진에 빠졌던 해양플랜트 사업을 확장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신규 수주물량의 부재로 인력과 설비에 투입되는 유지비 부담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한화오션의 특수선 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1258억 원, 2025년 916억 원을 기록하다 2026년 1분기에는 영업손실 208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에너지플랜트 부문은 2025년 영업손실 495억 원을 냈고 2026년 1분기에는 손실 규모가 739억 원으로 확대됐다. 한화오션은 특수선과 에너지플랜트 부문의 수익성 악화 요인을 공통적으로 ‘고정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에게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산과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가 관건인 셈이다.
방산 부문에서는 CPSP 과정에서 나온 긍정적 평가처럼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먼저 한화오션은 7조8천억 원 규모의 7천 톤급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에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한화오션은 1일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또 태국 해군의 차세대 호위함 사업을 시작으로 꾸준히 수주를 노려볼만한 글로벌 함정 및 잠수함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4천 톤급 호위함 1척을 건조하는 8천억 원 규모의 태국의 차세대 호위함 사업 입찰에 참여한 상황이다. 7월 말 최종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한화오션은 2018년 태국에 호위함(푸미돈 아둔야뎃함)을 수출했던 경력이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7월9일 한화오션 분석보고서에서 “앞으로 태국,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해외 함정 프로젝트들이 다수 존재한다”며 “이 수주들이 가시화하면 특수선 분야의 고정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는 수조 원 규모로 기대되는 나미비아 ‘비너스’ FPSO 사업의 결론이 2026년 안에 날 것으로 점쳐진다.
나미비아 비너스 FPSO 사업은 아프리카 남부 해역 오렌지 분지에 위치한 비너스 유전 개발에 투입할 설비를 건조하는 것으로 발주처인 토탈에너지스는 조만간 최종투자결정(FID)을 거쳐 FPSO 사업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네덜란드의 SBM오프쇼어와 이 사업 수주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7월13일 한화오션 분석보고서에서 “향후 분기별 적자가 우려되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2026년 하반기 내 나미비아 비너스 FPSO 1기, 30억 달러(약 4조4700억 원)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물량을 수주하면 2027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영업손실 확대에 관한 우려를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