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영국 런던 지하철(런던 튜브) 고심도 노선 객실 내부 온도가 한때 40도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 지하철. ⓒEPA=연합뉴스
7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의뢰를 받은 열화상 조사 업체 TI 서멀 이미징이 지난달 피카딜리선을 촬영한 결과, 열차 바닥 온도는 최고 40도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고온 현상은 노후한 고심도 노선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런던 지하철에서 냉방 장치를 갖춘 열차는 약 190대에 이르지만, 가장 최근 도입된 차량도 2017년 6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것으로 모두 디스트릭트선과 서클선 등 저심도 노선에만 투입돼 있다.
반면 1890~1900년대 건설된 고심도 노선은 지표면에서 약 40m 이상 깊은 곳에 조성된 데다 터널 폭이 좁아 냉방 장치를 설치하기 쉽지 않다. 여기에 열차가 터널 내부의 공기를 밀어내는 이른바 '피스톤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객실과 승강장의 온도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973년부터 운행 중인 피카딜리선에는 올해 말부터 신형 냉방 열차가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고심도 노선에 냉방 열차가 도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지멘스가 제작한 신형 열차는 소형화한 냉방 장치를 객차 하부에 설치하고, 바퀴 수를 줄여 확보한 공간에 냉방 설비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다만 시험 운행 과정에서 여러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운행 개시 시점은 올해 12월로 연기됐다. 이에 승객과 시민단체, 노동계는 객실 내 고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국내 지하철은 객실 냉방 설비가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는 편이다. 다만 2025년 7월 기준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276개 역사(건물과 승강장 등 부대시설) 가운데 51개 역사는 아직 냉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여름철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