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나온 ‘스타벅스 가야지’ 응원 구호는 논란 끝에 광주제일고 강당에서의 고개 숙인 사과로 이어졌다.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6일 광주를 찾아 광주일고 피해 학생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해당 논란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왼쪽)가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 강당에서 광주일고 야구부 선수에게 사과문을 전달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배재고 야구부원 36명 전원과 일부 학부모, 교직원 등 86명은 6일 오후 3시께 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효준 배재고 교장은 사과문을 낭독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효준 배재고등학교 교장이 6일 오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광주제일고등학교 강당에서 사과문을 낭독하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고 야구부 주장 A군은 이날 자필 사과문을 통해 "먼저 저희가 광주에 발을 딛는 것만으로도 불편하셨을텐데 이렇게 귀한 시간을 마련 해주신 광주일고 관계자분들과 광주일고 선수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배재고 선수들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선수들과 학부모님, 광주 시민분들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A군은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저를 포함한 저의 팀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야구를 떠나서 인성이나 태도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다시 한번 배우게 됐다"며 "광주일고 선수분들께 정신적으로 큰 피해와 힘듦을 겪게 한 점, 같은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고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많은 고통을 드렸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선수들의 좋지 못한 발언, 행동으로 인해 정말 많은 분이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받고 계신다"며 "선수들을 대표해서 정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 항상 마음 속 깊이 반성하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등 응원 구호를 외쳐 거센 비판을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가 작성한 자필 사과문(사진)을 공개했다. ⓒ서울시교육청
배재고 야구부 감독 B씨는 "지난 6월29일 발생한 광주제일고를 향한 저희 야구부 학생 선수들의 지역 비하 응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잘못임을 인정하며 학생들을 잘 이끌고 가르쳐야 할 지도자로서 저의 책임이 가장 크기에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며 "저희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으신 광주제일고 선수단, 감독님과 코치님, 학교 관계자 및 동문, 광주시민, 그리고 국민 모든 분들께 진정 마음을 다해 죄송하다는 말씀 거듭 올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이어 "깨끗하고 정정당당 해야 할 경기에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동업자 정신을 비롯한 학생 선수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고 인도하지 못했다"며 "승패에만 집중하느라 잘못된 응원 소리를 바로 파악하지 못했고 제때에 제지하지 못했다는 말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후회했다.
B 감독은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저도 모르게 잊고 있었고 저의 언행과 지도 방식이 올바른 본보기가 되지 못한 듯해 더욱 깊이 자책하며 부끄러울 뿐"이라며 "저희 배재고 학생 선수들의 잘못 이전에 제대로 가르치고 이끌지못한 저의 과오를 인정하며 지도자로서 져야 할 책임을 겸허히 감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저의 사죄과 모든 분들의 상처를 달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6일 광주제일고등학교(광주일고)와의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등 응원 구호를 외쳐 거센 비판을 받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 감독가 작성한 자필 사과문(사진)을 공개했다. ⓒ서울시교육청
광주일고 선수 대표 C군은 "저희는 이번 일을 통해 광주일고가 남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화답했다. 두 학교 야구부는 악수를 나눴다.
이규연 광주제일고등학교장은 배재고 학생들에게 "미래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라"며 "진정으로 사과하려면 앞으로 더 잘 사는 것이 중요하고 다음에 만났을 때 멋진 승부를 펼쳐 주는 게 용서를 구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다"고 강조했다.
이후 배재고 측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한편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에 ‘전국 대회 6개월 출전 금지’ 중징계를 내렸고, 배재고는 응원을 주도한 학생 2명을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