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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한 B2B(기업간거래) 중심의 사업 재편 효과가 올해 2분기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주력 자회사 LG전자가 역대 최대 2분기 성적을 낸 가운데, 실적 호조의 주요인으로 B2B 비중 확대가 지목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구 회장에게 어디까지나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구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그리고 증권가와 투자자들이 LG전자 밸류에이션 매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고 있는 미래 사업의 존재감이 LG전자 실적에서 아직 숫자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미래 사업에서 수익화를 이뤄내야만 시장의 기대감이 비로소 실체를 가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LG전자 2분기 실적 호조, '넥스트 스탭'은 AI와 로보틱스 : 구광모 추진한 리밸런싱 성과, '미래 사업'의 수익화는 남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4월16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2026 LG어워즈(LG Awards)'에 참석해 축하를 보내고 있다. ⓒLG

7월8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공시한 2분기 호실적은 일회성 요인보다 구광모 회장이 공들였던 '포트폴리오 재편'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 회장은 그동안 가전, TV, 에어컨 등 B2C 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던 LG전자의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전장사업, 웹OS 등 B2B사업 위주로 재편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웹OS는 LG전자가 만든 스마트TV, 스마트가전 운영체제(OS)를 판매하는 사업으로, 주 고객은 다른 TV, 가전 제조사들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이번 2분기 실적 개선은 웹OS와 구독, 온라인 판매 등 수익성 높은 사업이 성장하면서 수익구조가 개선된 것에 힘입은 바가 크다. 특히 전장(VS) 사업을 놓고는 "B2B 영역의 새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전장 사업은 구 회장이 사업 재편 과정에서 힘을 실어온 가장 대표적 영역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23조8297억 원, 영업이익 1조5788억 원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2025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4.9%, 영업이익은 146.9% 늘었다.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컨센서스)를 49%가량 웃돌았다.

구 회장의 사업 재편 흐름은 최근 5년 매출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가전을 맡은 H&A(현 HS)사업의 매출 비중은 2021년 36.7%에서 2025년 29.3%로 낮아졌다. 반면 전장 사업 비중은 같은 기간 9.1%에서 12.5%로 올라섰고, 냉난방공조를 담당하는 에코솔루션(ES)사업은 2025년 10.5%를 기록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비중에 진입했다.

냉난방공조 사업의 본부 이관 등 조직개편이 있었던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LG전자가 가전 경쟁력을 지키면서 B2B 비중을 꾸준히 늘려온 흐름은 뚜렷하게 읽을 수 있다. 2025년 전장과 에코솔루션의 합산 영업이익(1조2063억 원)은 가전과 미디어 부문의 합산 영업이익(5284억 원)을 웃돌았다.

다만 자본시장과 증권가 등에서는 LG전자의 '변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지금 LG전자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을 끌어올리는 힘이 이미 실적으로 자리잡은 이들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직 매출이 거의 잡히지 않는 AI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의 성장을 전제로 LG전자를 평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LG전자 목표주가를 26만 원으로 올렸다. 2025년 12월 제시했던 12만 원에서 반년 만에 두 배 넘게 높였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올린 근거로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시스템과 로보틱스 등 신사업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나증권(23만 원)과 뱅크오브아메리카(35만 원)가 목표주가를 높인 근거 역시 로봇 액추에이터와 데이터센터 냉각의 성장성이었다. 

구 회장의 사업 재편이 B2B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첫 번째 단계, 미래 사업을 실제 숫자로 증명하는 두 번째 단계로 나뉘어 완성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기전자업계에서는 첫 번째 단계에서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가는 첫 관문을 7월30일 실적설명회에서 공개될 사업별 세부 실적과 하반기 데이터센터 냉각 수주의 성공 여부로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B2B 영역의 성장세가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지만 이뿐만 아니라 전체 사업의 구조적 성장이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본다"며 "AI 데이터센터 냉각 수주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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