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한 혐의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직무정지' 중징계를 결정했다.
금융위원회 회의를 거쳐 중징계가 최종 확정될 경우 기관 전용 사모펀드 업무집행사원(GP)에 대한 첫 중징계 사례로 남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MBK파트너스가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을 포기해 국민연금 등 투자자의 이익을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홈플러스 매장 외부 모습 ⓒ 연합뉴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열린 3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MBK파트너스 검사 결과 조치안'을 논의해 결론을 내렸다.
앞서 금감원은 MBK에 대해 직무정지 등을 포함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고 이를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 임원에 관한 직무정지 등 중징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법상 사모펀드 제재 수위는 기관주의-기관경고-6개월 이내의 직무정지-해임 요구 순으로 무거워진다. 직무정지는 자산운용사 기준 신규 영업이 제한되는 '영업정지'에 준하는 조치다.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다수 위원이 사전 통지 원안을 유지하는 데 의견을 모은 가운데 위법성 인정 여부를 두고 신중론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상환권 포기로 투자자 이익을 훼손한 게 맞는지, 이를 통해 이익을 본 제3자가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RCPS는 상환, 전환, 우선 권리가 합쳐진 종류주식(보통주와 다른 주식)이다. 상환권으로는 채권처럼 만기에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고, 전환권을 활용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우선권을 통해서는 회사 청산 등이 발생할 때 잔여재산 분배 등에서 보통주보다 유리한 조건을 지닐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MBK파트너스가 자본시장법상 불건전영업행위 및 내부통제 의무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본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RCPS 조건을 홈플러스에 유리하게 변경해 상환권을 포기했고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사모펀드에 자금을 위탁하는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낮춰 이익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이번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에 관해 3일 입장문을 냈다.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에서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 조건 변경은 당시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보전을 통해 투자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 운용 판단이라는 점을 충실히 소명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와 조건이 변경된 홈플러스 RCPS는 서로 다른 증권"이라며 "그럼에도 저희의 입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만으로 제재 내용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금융위원회의 심의·의결 절차가 남아 있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관련 쟁점에 관한 저희 회사의 입장을 성실히 소명해 나가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정리해 금융위원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징계안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