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존은 경기의 기본적 전제다. 배터리(투수와 포수)는 존을 기준으로 볼 배합을 짜고, 타자는 존을 기준으로 배트를 낼지 말지를 결정한다. 존이 넓은지 좁은지는 그 다음 문제다. 존이 어디에 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는 믿음, 경기는 그 위에서 굴러간다.

어느 날 KBO가 “존이 너무 넓어서 투수들이 대충 던져도 스트라이크가 나오니, 스트라이크존을 바꾸겠다”고 선언해놓고, 새 존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시간을 차일피일 끈다고 상상해보자. 새 존이 발표되지 않았다고 해서 경기가 멈추는 일은 없다. 시즌은 예정대로 치러진다. 

KBO에 ‘저격’당한 배터리는 눈치를 보면서 어제의 존과 내일의 존 사이 어딘가로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오늘의 스트라이크가 언제 볼로 바뀔지 모르는 채로 배트를 내야 한다. 규칙이 바뀌어서 생기는 혼란이 아니다. 너희가 잘못했으니 규칙을 바꾸겠다는 예고만 있고 실제로 규칙은 없어서 생기는 혼란이다.

[허프 생각]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리는 날 : 금융당국이 '그 전'에 낸다던 개선안은 감감무소식이니 '말의 신뢰'는 어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6월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린다. 차기 회장 후보군 12명(롱리스트)을 6명의 숏리스트로 추리는 자리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양종희 회장의 연임 도전이 걸린 절차이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들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으면서 내놓겠다고 한 개선안의 '1호 적용 무대'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개선안에 대해 "정부 라인에서 전체적으로 검토된 최종안이 보고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KB금융이 숏리스트를 확정하는 7월3일 전에는 발표될 것"이라고 시점까지 못 박았다. 

그리고 7월3일이 왔다. 개선안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발표 시한은 반년 동안 수차례 밀렸고, 그때마다 연기 사유는 제대로 공지되지 않았다. 금감원장이 공개 석상에서 못 박은 날짜를 금융위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가 부인하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이사회와 경영진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주문해온 금융당국이, 정작 기관 사이의 엇박자를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 사이에도 경기는 계속됐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선임이 확정됐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던 주총 시즌은 그렇게 지나갔다.

이제 남은 경기는 KB, 그리고 연말 은행장 인선이다. KB 회추위는 새 룰 없이 기존 절차대로 후보를 추리고 있다. 숏리스트 3명 압축, 최종 후보 확정으로 이어지는 일정도 이미 잡혀 있다. 연말에는 5대 시중 은행장 임기가 일제히 만료된다. 이 원장은 개선안을 은행장 선임 절차에도 적용하겠다고 예고해 둔 터다.

금융권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해진 절차대로 인사를 준비하면서도, 새 기준이 나오면 언제든 고칠 수 있게 대비해두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제의 존과 내일의 존 사이로 공을 던지는 배터리와 같은 처지다.

지금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규제의 '내용'이 아니라 규제의 '부재'다. 강한 규제는 반발을 부르고, 느슨한 규제는 실효성 논란을 부른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공개된 규제라면 시장은 계산하고 적응한다. 계산이 불가능한 것은 단 하나, 있다고 예고됐지만 아직 없는 규제다.

스트라이크존의 권위는 존이 넓은지 좁은지에서 나오지 않는다. 존이 공개돼 있고, 예고한 대로 적용된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개선안에는 회장 임기 최대 6년 제한,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도입 등 강도 높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이 과한지 아닌지는 그 다음에 따질 문제다. 아무리 강한 규범도 그것을 말하는 이의 말이 가벼우면 규율이 서지 않는다.

심사대에 오르는 것은 KB금융지주의 회장 후보들만이 아니다. 양종희 회장의 연임 여부보다 먼저 심사대에 오른 것은 당국의 신뢰다. 

새 스트라이크존은 존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그리고 '심판'들의 수장이 공개를 약속했던 바로 그날인 오늘까지도, 공개되지 않았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배재고 "스타벅스 가야지"에 사과 : 미국 센트럴 가톨릭고·일본 교토국제고 사태에서 배워야 할 것
  • 2 국회 후반기 법사위 남는 박은정이 검찰개혁추진단 추궁했다, "보완수사권 폐지 정부안 준비했다면 제출하라"
  • 3 김민석 "대표 두 번 할 필요 있나" 정청래 견제구, 최민희의 반격 "총리하다 굳이 당대표 할 이유 있나"
  • 4 독일 '전차 군단' 추락의 간추린 역사 : 2018 러시아 월드컵 조기 탈락부터 올해 축구협회 수사까지
  • 5 민주당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에 '후반기 국회 국정 어젠다' 보인다 : 정무위·재경위·국방위 가져와
  • 6 박지원, 이재명-문재인 오찬 앞두고 과거 '동교동 해체' 꺼내 : 그는 2017년 대선에서 '문모닝'이었다
  • 7 '공포체험 명소' 찾은 중학생들, 폐모텔에서 실제 사건현장 목격 : 미성년자 위협하는 유튜브 '사각지대'
  • 8 넷플릭스 드라마 시즌2는 왜 계속 '폭망'할까 : '시즌2 흥행 반토막'이 이어지는 이유 3가지
  • 9 이재명·문재인 회동, 민주당 '명문정당' 기류 살아나나 : 이 와중에 김민석은 '유시민 공격'
  • 10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년반 만에 22억 달러(3조4천억) 벌었다 : NYT "이해 충돌, 대가성 계약 의혹"

허프생각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리는 날 : 금융당국이 '그 전'에 낸다던 개선안은 감감무소식이니 '말의 신뢰'는 어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리는 날 : 금융당국이 '그 전'에 낸다던 개선안은 감감무소식이니 '말의 신뢰'는 어디?

밀리고, 또 밀리고.

허프 사람&말

LG전자 '류재철 대표 스타일'로 해외 공략 : '냉난방공조 엔지니어 아카데미' 개설해 B2B 확장하고 현지화 강화
LG전자 '류재철 대표 스타일'로 해외 공략 : '냉난방공조 엔지니어 아카데미' 개설해 B2B 확장하고 현지화 강화

B2B로 체질 개선에 '총력'

최신기사

  • 구글 ‘과징금 역대 최대 7조’, EU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 : '기본 설정'으로 경쟁 제한 판결
    글로벌 구글 ‘과징금 역대 최대 7조’, EU 반독점 소송에서 패소 : "'기본 설정'으로 경쟁 제한" 판결

    줄 소송 예고

  • [허프 생각]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리는 날 : 금융당국이 '그 전'에 낸다던 개선안은 감감무소식이니 '말의 신뢰'는 어디?
    보이스 [허프 생각]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추리는 날 : 금융당국이 '그 전'에 낸다던 개선안은 감감무소식이니 '말의 신뢰'는 어디?

    밀리고, 또 밀리고.

  • '여고생 살인' 장윤기 범행 뒤 아버지가 증거 인멸했다 : 1953년부터 이어진 '친족 특례' 둘러싼 찬반론
    뉴스&이슈 '여고생 살인' 장윤기 범행 뒤 아버지가 증거 인멸했다 : 1953년부터 이어진 '친족 특례' 둘러싼 찬반론

    고대 로마법의 전통

  • 민주당 이언주, 국회 상임위원장 못 받자 정치보복인가 부르르 떨었다 : '당연히 내 몫'이라 여긴다
    뉴스&이슈 민주당 이언주, 국회 상임위원장 못 받자 "정치보복인가" 부르르 떨었다 : '당연히 내 몫'이라 여긴다

    나한테 자리 안 주면 "운동권 정당"

  • 현대건설 탄소중립 위한 정부 프로젝트 참여한다 : 산업현장서 나온 탄소 정제해 매립
    씨저널&경제 현대건설 탄소중립 위한 정부 프로젝트 참여한다 : 산업현장서 나온 탄소 정제해 매립

    국내 CCS 대표 엔지니어링 기업

  • [한국갤럽] 이재명 긍정평가 54%로 2달 만에 하락세 멈췄다, 중도층서 긍정평가 7%p 상승
    뉴스&이슈 [한국갤럽] 이재명 긍정평가 54%로 2달 만에 하락세 멈췄다, 중도층서 긍정평가 7%p 상승

    두 달 만에 반등

  • 트럼프 인류 기후대응 위해 '값진 희생'? : 이란 전쟁으로 세계 '친환경 전환' 자극
    글로벌 트럼프 인류 기후대응 위해 '값진 희생'? : 이란 전쟁으로 세계 '친환경 전환' 자극

    의외의 소득

  • 삼성전자 파운드리 대형고객사 추가할까, 해외언론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삼성과 AI 칩 생산 논의
    씨저널&경제 삼성전자 파운드리 대형고객사 추가할까, 해외언론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삼성과 AI 칩 생산 논의"

    메모리·파운드리 겸업 삼성전자 낙점될까

  • 쿠팡 '개인정보 유출'서 시작된 '연쇄 폭발' 파장이 심상찮다 : 미국선 하원 이어 백악관 참전, 한국선 국정원·시민단체 반발
    씨저널&경제 쿠팡 '개인정보 유출'서 시작된 '연쇄 폭발' 파장이 심상찮다 : 미국선 하원 이어 백악관 참전, 한국선 국정원·시민단체 반발

    사건은 같고, 전선은 달라졌다

  • [영상] 경기 침체 맞아? 명품숍 오픈런과 다이소 품절 '진풍경'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영상 [영상] 경기 침체 맞아? 명품숍 오픈런과 다이소 품절 '진풍경'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나 빼고 다 부자인가봐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이용자위원회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정정·반론보도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