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협중앙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두 지주회사를 갈라내는 인적분할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차 농협 개혁안을 이르면 7월 안으로 발표할 계획을 세웠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1월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농협중앙회에 대한 특별감사 중간 결과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은 16일 중앙회 지배구조 개편, 경제사업 활성화, 조합·조합원 제도 혁신 등 세 갈래를 축으로 한 2차 개혁 방향을 밝혔다.
추진단은 1차 개혁안의 국회 입법이 매듭지어지는 대로 공론화 절차를 밟아 세부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논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경제사업의 인적분할 가능성이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금융지주와 경제지주를 각각 100% 자회사로 두고 이들을 통해 계열사 전반을 거느리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인적분할이 단행되면 중앙회가 쥐고 있는 경제지주 등의 지분이 일선 지역 농·축협이나 조합원에게 나눠진다.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의 권한이 동시에 중앙회 한 곳으로 쏠려있다는 단점이 해결되는 것이다.
2차 개혁안에는 도시·농촌 농협 간 격차를 줄이려는 상생 방안도 포함된다. 신용사업으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수익을 내는 도시 조합이 기금을 조성해 농촌 조합의 경제사업 손실을 메우거나, 농촌에서 거둔 농산물의 판로를 넓혀주는 모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합원 제도 역시 손질 대상이다. 추진단은 지역농협보다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아온 품목조합 가입 문턱을 현실에 맞게 낮추고, 청년 농업인의 출자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게 하거나 이들의 이사회 참여 기회를 넓히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추진단은 선거 비용을 국비로 대는 데에도 선을 그었다.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은 농협 내부 선거인 만큼 공직선거처럼 정부가 부담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조합장 선거와 회장 선거를 연계해 비용을 아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감사위 독립과 관련해서도 원 단장은 “자율성을 누리려면 책임성과 투명성이 전제돼야 한다”라며 “외부 독립 감사기구 설치는 정부와 추진단 모두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1차 개혁안을 둘러싼 정부와 농협의 줄다리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회장 직선제 전환에는 큰 틀에서 동의했으나, 별도 특수법인 형태의 외부 감사위원회를 두는 방안에는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비용 추산도 양측이 크게 엇갈린다. 농협중앙회는 독립 감사위 설치에 연간 1400억~1500억원이 든다고 보고 있지만, 농식품부는 기존 조합감사위원회 인력 250명 안팎을 활용하면 500억원 수준이면 충분하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회장 직선제 전환 비용 역시 농협은 406억 원, 농식품부는 208억~228억 원 정도의 자금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은 직선제에 필요한 비용을 계산할 때 동시조합장 선거 단가(1인당 1만7천 원)를 적용한 반면 정부는 전국 단위인 대통령선거 수준(6800원)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관치 우려를 반영해 감사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조항을 빼고 외부위원 가운데 호선하는 방식으로 수정안을 마련했으며, 감사위원 가운데 정부 추천 인사도 농식품부 1인으로 줄였다. 농식품부는 하반기 국회 구성이 끝나는 대로 1차 개혁안 처리에 나서고, 본회의 통과 이후 2차 개혁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