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폭풍이 불고 있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위해 레바논 공습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압박과 헤즈볼라를 향한 강경 대응을 고수하는 이스라엘 여론 사이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사면초가에 빠진 모양새다.
2일(현지시각) 미국 중재로 워싱턴 DC에서 마주 앉은 이스라엘·레바논 정부 대표 ⓒ 연합뉴스
4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국무부는 워싱턴 DC에서 미국의 중재로 열린 회담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3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휴전은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서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공격을 완전히 중단하고 모든 대원을 철수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레바논 사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최대 변수로 급부상한 상태였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을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번 휴전 합의로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궁지에 몰렸다.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중점을 둔 미국은 이스라엘에 무력시위 자제를 압박하는 반면,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레바논과의 휴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통'에 레바논 공습 계획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자 이스라엘 안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중도성향 야당 예시아티드의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의 공습 중단을 두고 "완전한 속국"이라는 글을 2일 엑스(X)에 남겼다.
차기 총리직을 노리는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정부가 이스라엘 주권에 대한 통제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내부 강경파 사이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네타냐후 내각의 현직 장관인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지금은 우리의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노(No)'라고 말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강력하고 유능한 총리는 우리가 수용 가능할 때만 미국에 '예스'를 말하고, 필요할 때는 '노'라고 말하는 사람이라고 당신이 이야기하지 않았나"라며 "지금은 헤즈볼라에 일격을 날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를 거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상호 공격 중단'을 중재했다고 밝힌 데 따른 반응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네타냐후 총리와의 통화에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