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럽 방위의지가 흔들리는 가운데, 유럽이 프랑스를 중심으로 자주적 핵안보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프랑스와 포괄적 방위협정을 맺고, 핵공격을 받으면 공동대응하기로 약속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왼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P통신=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27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포괄적 방위협정을 체결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두 나라 가운데 한쪽이 외부침공을 받으면, 서로 공동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노르웨이가 핵공격을 받을 경우 프랑스가 자국의 핵무기로 보복한다는 방침에 합의했다.
다만 프랑스의 핵탄두가 노르웨이에 상시 배치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정에는 핵 조정기구설치, 공동 핵훈련, 정보공유 등 구체적 전략 협력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노르웨이의 '프랑스 핵우산' 합류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26년 3월 프랑스의 핵교리를 수정하고 핵탑재 가능 항공기를 동맹국에 전개할 수 있도록 문을 연 뒤 나온 성과다.
유럽연합에서 유일하게 핵을 보유한 프랑스는 현재 약 29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핵우산 구상에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리투아니아에 이어 이번에 노르웨이까지 가세하게 됐다.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를 비롯한 7개 나라도 참여를 논의중이어서 프랑스가 주도하는 유럽 핵억지 연대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유럽이 핵억지 연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 유럽방위 축소 정책이 깔려 있다. 미국은 최근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현행 4개 여단에서 3개 여단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관세분쟁과 그린란드 병합시도 등으로 유럽과 신뢰도 급격하게 떨어진 상태다.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유럽은 더 많이 지불하고 나라마다 따로가 아닌 조율된 방식으로 현명한 투자를 해야 한다"며 미국의 의존에서 벗어난 독자방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