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를 향한 전통 금융·IT 업계의 구애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두나무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플랫폼 점유율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최근 하나금융그룹과 한화투자증권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연이어 두나무 지분 확보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에는 삼성그룹 계열사들까지 가상자산 생태계 주도권을 쥐기 위해 6천억 원이 넘는 뭉칫돈을 활용해 두나무 투자 러시에 가세했다.
삼성증권이 삼성SDS, 삼성카드와 함께 두나무 지분 4%를 공동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 허프포스트코리아
삼성증권은 삼성SDS, 삼성카드와 함께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던 두나무 지분 4%(139만 주)를 6128억 원에 공동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5월28일 밝혔다.
삼성증권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두나무의 지분 2%(69만7487 주)를 가져가며,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씩 나누어 갖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번 지분 매입은 앞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의 범주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거래소의 사업영역도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진행됐다.
각 계열사는 자사의 주력 사업과 두나무의 핵심 역량을 엮어 시너지를 극대화 할 청사진을 그렸다.
삼성증권은 토큰증권(STO) 생태계 구축은 물론 가상자산 전반에 걸친 제휴를 통해 디지털 금융 분야의 새로운 먹거리를 공동으로 발굴한다. IT 전문 기업인 삼성SDS는 자사가 보유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데이터 역량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노하우를 더해 국내 금융권 차세대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카드는 자사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 등에 디지털자산 결제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며 결제 생태계 확장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지분 투자는 각 계열사의 디지털자산 관련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1위 디지털자산 사업자인 두나무와의 협력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나무 관계자는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환영한다”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투자 상품 개발과 결제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AI 분야 확장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계열사들의 이번 행보는 이달 들어 잇따라 터져 나온 대형 금융사들의 두나무 지분 인수 릴레이의 연장선에 있다.
두나무 지분 투자의 첫 포문을 연 곳은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그룹은 5월15일 하나은행을 내세워 1조33억 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품에 안았다. 하나금융그룹은 두나무의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활용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한편, 업계 1위 거래소인 업비트와 연계한 신개념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은 5월20일 디지털 금융 시너지를 명목으로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약 5978억 원에 추가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6월 안으로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면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지분을 합쳐 총 9.84%를 확보하게 되며, 송치형 의장과 김형년 부회장에 이은 3대 주주 지위로 올라서게 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지분투자는 디지털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며 "두나무와 함께 K-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이 글로벌 선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