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생산적 금융이 되지 않도록, 금융권과 정부가 생산적 금융 역량이 내재화·체계화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금융권이 단순한 자금 조달처를 넘어 국가 전략산업의 핏줄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공지능(AI)과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에너지 산업이 대규모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를 열고 에너지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춘 금융의 새로운 역할과 방향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27일 밝혔다.
회의는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했으며 민간 전문가 및 금융권 핵심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는 ‘에너지 분야로의 자금 물꼬 트기’였다.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전력 수요의 폭발적 증가와 국가 안보 차원의 에너지 자립 등 산업 패러다임이 기존의 자원 채굴에서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수적인 국가 전략 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투입되고 회수 기간이 긴 에너지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장기 모험 자본과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정과 민간 자본이 결합한 혼합금융 모델을 핵심 대안으로 꼽으며,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할 기후금융 공급 규모를 과감하게 키우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이날 회의에 모인 지주사, 증권, 보험 등 민간 금융권과 정책금융기관들은 에너지 밸류체인 곳곳에 수혈되고 있는 자금 현황을 서로 공유했다.
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합심해 2030년까지 9조 원 규모의 미래에너지 펀드를 조성하고 신안우이 해상풍력 사업에 첫발을 떼는 데 기여했다. 중소기업은행 또한 앞으로 5년에 걸쳐 에너지 인프라 생태계에 8조 원을 쏟아붓겠다는 과감한 자금 공급 청사진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 동안 민간 금융권이 보여준 생산적 금융으로의 체질 개선 노력을 두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금융권이 앞으로 5년 동안 1242조 원의 실탄을 생산적 분야에 쏘아 올리기로 결의한 가운데 올해 3월 말까지 이미 92조 원이 시장에 신속하게 풀린 것으로 집계됐다.
권 부위원장은 마무리발언에서 “금융권이 매년 4분기에 구체적인 성과 백서를 스스로 발간하는 등 투명한 자체 검증 체계를 갖춰달라”라며 “정부 역시 국민성장펀드 등 핵심 사업에 동참한 금융회사에 면책 부여 조치 등 규제를 완화하며 전방위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