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양국의 충돌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일종의 경고를 내놓은 셈인데 경제적, 군사적 자신감이 뒷받침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고 있다. ⓒ AP=연합뉴스
시 주석은 14일 오전(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대만문제는 중국과 미국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총체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도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부딪치거나(碰撞) 심지어 충돌(衝突)하게 돼 위험한 지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햇다.
중국어 표현인 '팽당(碰撞)'과 '충돌(衝突)'은 모두 부딪침을 의미하지만, 팽당이 비교적 가벼운 부딪침을 뜻한다면, 충돌은 심층적이고 장기적 대결을 가리킨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최고지도자가 직접적으로 '충돌'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일 수 있고, 때로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의 이런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문제를 직접 거론하겠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두고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나는 그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이미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도 "대만은 중국의 영토이며 대만이 분리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며 미국의 대만무기 판매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충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경고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군사적 역량을 첫 번째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 국방부가 공개한 '중국의 군사안보 발전보고서 2025'는 "중국의 역사적 군비증강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중국군이 2027년까지 대만을 상대로 전략적 승리를 달성하기 위한 군사옵션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군비를 증강해 왔다. 2012년만 해도 미국 국방비의 6분의 1 수준이던 중국의 국방비는 2024년 기준으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까지 따라 붙은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는 중국의 국방예산을 두고 2024년 기준 약 2350억 달러(한화 약 35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3180억 달러(약 474조 원)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국은 예전처럼 미국에 밀리지 않는다.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트럼프 1기인 2018년 무렵 관세전쟁이 본격화되기 전보다 절반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줄었다는 이야기다.
닛케이아시아와 중국 세관 자료기준으로 2026년 상반기 대미 수출 비중은 10%로 2018년 19.3%와 비교해 약 48% 가량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관세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압박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과 관련한 이번 경고는 이런 군사력 증강과 경제적 자신감을 배경으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