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노-노 갈등'이라는 말이 노조에서 직접 언급됐다. 그간 디바이스경험(DX)부문 소속 노동자 중심의 삼성전자노조동행(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공동투쟁본부)에서 탈퇴하면서 갈등이 표출됐는데 노조가 이를 공식화한 셈이다.
다만 노조 사이의 갈등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탈퇴 이후에도 사측과 교섭정보를 공유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법적조치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4월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동행노조에 따르면 전날 공동교섭단을 구성하고 있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및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위원장에게 '교섭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 준수 촉구' 공문을 발송했다.
동행노조는 앞서 4일자로 공동교섭단 참여를 종료했지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인 다른 두 조합이 부담하고 있는 노조법상 공정대표의무의 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섭내용을 기존처럼 동일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법에 따르면 공정대표의무를 통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조 또는 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된다. 동행노조는 "두 조합은 노조법에 따라 교섭 과정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용과 결과를 공유해야 할 법적인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행노조는 최근 초기업노조가 단일 과반 노조라는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행위를 했고 이는 노조 사이 갈등을 심화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어용 노조'라고 지칭하는 등 형법상 모욕에 해당하는 비하를 지속했다"며 "이는 단순한 노노갈등을 넘어 우리 노조의 존재 자체를 배제하고 부정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동행노조는 구체적으로 △사측과 교섭 관련 세부 진행 상황 공유 △사측 제시안 및 조합의 수정 요구안 전문 공유△동행노조 의견 수렴 △향후 교섭일정 및 주요 쟁점사항 공유 △초기업노조의 공식적 사과와 즉각적 비하 금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요구사항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법적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동행노조는 "공문 수령 이후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하거나 우리 조합원들을 향한 불이익, 비하 등이 지속되면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즉각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