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가 개발됐다.
바이오 벤처기업 큐로셀의 ‘림카토주’가 그 주인공이다.
그간 해외 제품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CAR-T 치료 영역에서 국산 치료제 선택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이사 ⓒ 큐로셀
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말 큐로셀의 CAR-T 치료제 림카토주를 품목허가했다. 2024년 말 식약처 품목허가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이로써 림카토주는 국내 42호 신약이라는 영예를 안게 됐다.
림카토는 두 가지 이상 전신 치료 이후 재발·불응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과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았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후 다시 주입하는 자가 유래 T세포 면역항암제다.
림카토주는 큐로셀 자체 기술인 OVIS 플랫폼을 적용해 일반적인 CAR-T 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의 장점을 융합한 치료제다.
면역세포 중 하나인 T세포는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세포수용체라는 부위로 암세포를 인식하고 면역기능을 전개해 암세포를 사멸한다. CAR-T 치료제는 T세포의 세포수용체를 대신해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CAR)을 유전자 조작을 통해 T세포 표면에 인위적으로 생성시킴으로써 암세포 탐색과 공격 기능을 증가시킨다.
그런데 일반적인 T세포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표면에 면역관문수용체(PD-1 및 TIGIT)라는 단백질의 생성이 증가하게 된다. 이 면역관문수용체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부위(리간드)와 결합하게 되면 T세포의 암세포 사멸능력이 저하된다.
이 상황에서 T세포의 면역관문수용체가 암세포의 특정 부위와 결합하는 것을 막아줘 T세포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가 면역항암제의 일종인 면역관문억제제다. 면역관문억제제가 T세포의 면역관문수용체나 암세포의 특정부위와 먼저 결합하는 방식이다.
큐로셀의 림카토주는 CAR 단백질을 생성하는 기능 외에도 면역관문수용체가 생성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까지 추가해 CAR-T 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의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림카토주 허가는 국산 CAR-T 치료 옵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킴리아, 카빅티 등 해외 제품은 국내 환자 세포를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제조소로 보내 완제품을 다시 들여오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 이 때문에 치료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한계가 있었고 특히 암 진행 속도가 빠른 말기 혈액암 환자의 경우 4~6주에 이르는 대기 기간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해 왔다.
킴리아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CAR-T 치료제로, 2021년 국내 허가를 받았다. 카빅티는 존슨앤존슨이 개발한 CAR-T 치료제다. 국내 허가는 2023년 받았다.
이번에 림카토주의 등장으로 국내 생산·공급 체계를 기반으로 한 신속한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큐로셀은 2023년 CAR-T 전용 GMP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등 자체 생산 체제를 이미 구축한 상태다. 회사 쪽은 급여평가와 약가 협상 등을 거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 상업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환자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킴리아는 국내 약가가 3억6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제다.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도 환자 부담이 598만 원에 이른다. 카빅티는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았다. 큐로셀은 국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기존 치료제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큐로셀은 2016년 현 김건수 대표이사가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2023년 11월9일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김건수 대표는 197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면역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한화석유화학, LG화학, 차바이오텍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