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지난해 1월2일 취임사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2025년 하나은행은 4대 시중은행 가운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귀속 기준) 3위로 한 해를 마감하며 이 행장의 포부는 온전히 실현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 기준 2위로 올라서며 반등에 성공했다. 1위인 신한은행과의 순이익 격차는 단 529억 원에 불과하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작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이 행장으로서는 임기 후반전의 시작인 1분기부터 확실한 득점을 올린 셈이다.
◆ 두 자릿수 성장률 이끈 일등 공신, 부실자산 관리가 특효였다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단연 돋보이는 부분은 순이익 성장 폭이다. 1분기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1조10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이 2.6%, KB국민은행이 6.6%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이러한 급성장의 일등 공신은 충당금 환입이다.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이 지난해보다 8.6% 성장한 가운데, 충당금 전입액은 무려 37.4%나 급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1분기 IR 자료를 통해 "그룹 전체가 안정적으로 대손비용률을 관리할 수 있었던 주된 원인은 하나은행에서 부실위험 자산 감축으로 충당금 환입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별도 기준 대손비용률은 0.08%로 2025년 연간 기준 대비 3bp(1bp=0.01%포인트) 감소했다. 영업이익경비율(CIR) 역시 같은 기간 39.4%에서 37.2%로 2.2%포인트 줄어들며 전반적인 비용 관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 순이익 이끈 '충당금 환입'의 역설, 120%대로 급감한 방어막과 0.39%의 불안
특기할만한 점은 순이익 급증의 일등공신인 '충당금 환입'이 오히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양날의검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NPL커버리지 비율은 123.48%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04%포인트 급감했다. 2025년 연말 기준보다도 12.86%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다. 부실채권에 대응할 수 있는 은행의 대응력을 보여주는 수치인 셈이다.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이 지표를 굉장히 높게 관리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NPL커버리지 비율 역시 2023년에 205.53%, 2024년에는 165.38% 였다. 하지만 이 행장의 임기 동안 이 비율은 2025년 136.33%, 그리고 올해에는 120%대까지 내려갔다.
NPL 커버리지비율 하락의 원인은 명확하다. 부실 자산을 정리하며 과거 쌓아둔 충당금을 이익(환입)으로 되돌려 놓은 결과, 순이익은 훌쩍 뛰었지만 그 반대급부로 미래 위험을 방어할 완충 능력은 얇아진 것이다.
연체율 역시 상승세에 있다.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0.39%로 집계됐는데 이는 2025년 연간 기준보다 7bp 상승한 수치이자 2017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물론 이는 하나은행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대출 한도 축소 등 거시 경제 전반의 악화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4대 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의 연체율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1분기 기준 타행의 연체율은 신한은행 0.32%, KB국민은행 0.35%, 우리은행 0.38%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연체율과 NPL커버리지 비율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당국에서 권고하는 연체율 수준은 0.5% 이하이기 때문에 0.39%의 연체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라고 말하긴 어렵다"라며 "123.48%라는 NPL커버리지 비율 역시 부실채권보다 충당금을 1.2배 이상 더 쌓아두고 있다는 뜻이므로, 당장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