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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신분제 한국 사회를 그린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시대착오적 인물 설정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그려낸 신분제 : 재벌가 여주인공이 왕족과의 결혼으로 신분 상승?
MBC 금토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포스터. ⓒMBC

특히 극 중 재계 1위 캐슬그룹의 상속녀 성희주(아이유)가 신분 상승을 위해 왕족인 이안대군(변우석)과의 결혼을 택하는 설정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시청자들은 능력 있는 재벌가 여성 주인공이 평민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통해 신분 상승을 노린다는 설정을 두고 "20년 퇴보했다"는 비판을 내놓았다. 주체적 여성 서사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난한 여자 주인공이 부자 남자를 만나 신분 상승을 하는 '신데렐라 서사'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능력보다 결혼을 통한 지위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클리셰의 반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는 '대군부인'이라는 이름에서도 한계가 드러난다. 

시대착오적 설정뿐 아니라 왕족의 일상 묘사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왕족이 사냥을 하고 왈츠를 추는 장면 등을 두고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하며, 민주주의 사회의 정서와 맞지 않는 설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혁명이 일어나서 왕족을 단두대에 올려도 시원치 않다"는 취지의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역사학자 "가장 큰 오류"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그려낸 신분제 : 재벌가 여주인공이 왕족과의 결혼으로 신분 상승?
역사학자 심용환이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현재사는 심용환'에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 '현재사는 심용환' 유튜브 채널

극중 주인공 이안대군은 희종대왕의 차남으로, 형 선종의 의문사 이후 5살 세자를 대신해 섭정(왕을 대신해 국가를 통치)을 시작하며 '21세기 수양대군'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이에 대해 역사학자 심용환은 이안대군의 섭정 설정을 두고 "가장 큰 오류"라며 "역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심용환은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현재사는 심용환'에서 "조선은 종친의 간섭을 철저히 막은 나라"라며 "조선은 초반부에 세조라는 수양대군을 맛봤기 때문에 (권력을) 절대 안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심용환은 해당 작품에 대해 "21세기 대군부인은 냉정하게 말해서 일본 플롯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소설에서 어마어마하게 쓰인 플롯"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왕실이 존재하지만, 일왕은 상징적인 존재로서 정치적 권한을 갖지 않는다.

그는 "대체 역사물은 최근 웹툰이나 웹소설에서 인기 있는 트렌드"라면서도 "다만 더 정교하게 접근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왕이 있는 한국' 상상, 드라마 속 단골 소재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그려낸 신분제 : 재벌가 여주인공이 왕족과의 결혼으로 신분 상승?
4월 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호텔에서 열린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 변우석과 아이유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세기 왕실이 존재한다면 어떨까?'하는 상상은 다양한 드라마의 주요 배경으로 활용돼 왔다. 입헌군주제는 현실에 존재하면서도 왕실이라는 비현실적 요소를 함께 담고 있어 창작에서 현실과 판타지의 균형을 잡기 좋은 소재로 평가된다.

또한 왕실이라는 소재는 권력, 혈통, 계승, 규율, 스캔들 등 다양한 갈등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드라마적 장치로 작동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그려낸 신분제 : 재벌가 여주인공이 왕족과의 결혼으로 신분 상승?
MBC 드라마 '궁' 방송 장면. ⓒMBC

일부 시청자들은 2007년 MBC 드라마 ‘궁’을 다시 정주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현실에 없는 세계를 설득력 있게 구현하면서 신분 차이 로맨스를 개연성 있게 풀어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를 두고 대한민국 입헌군주제의 현실판처럼 느껴진다며 '국민 세금으로 먹고 사는 주제에 돈값 해라'는 식으로 국민들의 원성을 듣는 왕이라는 설정이 오히려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입헌군주제라는 판타지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현대적 가치관과의 접점을 찾아내어 개연성 있는 세계관을 구축하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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