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포스트코리아

  • 뉴스 & 이슈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 U.S.
  • U.K.
  • España
  • France
  • Ελλάδα (Greece)
  • Italia
  • 日本 (Japan)
  • 뉴스 & 이슈
    • 전체
    • 정치
    • 사회
    • 환경
    • 기타
  • 씨저널 & 경제
  • 글로벌
  • 라이프
  • 엔터테인먼트
  • 영상
  • 보이스


"아이들의 뇌 속에 중독을 설계한 기업."

올해 초 미국 법원이 메타와 구글을 두고 내린 판단이다. 케일리(가명)라는 20살 청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인생을 망쳤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자, 법원은 'SNS의 중독성'을 인정하며 메타와 구글이 함께 600만 달러(약 90억 원)를 케일리에게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 

케일리와 비슷한 소송이 2천 건 이상 접수돼 있다고 하니 앞으로 1인 당 90억 원씩은 피해를 보상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 18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SNS 기업들이 물어줘야 한다. 물론 메타와 구글은 항소했다. 

[허프 생각] 청소년 SNS 금지는 '유해성 차단'만의 문제일까, 거대 플랫폼의 '소년 노동 착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초 미국 법원은 메타와 구글을 두고 "아이들의 뇌 속에 중독을 설계한 기업"이라 평가했다. 사진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책임자(CEO). ⓒ연합뉴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든 SNS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판단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케일리는 6살 때 유튜브에 가입하고 9살 때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결과 불안과 우울증, 자해충동, 신체이형장애를 겪었다. 

SNS가 이 모든 것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면 적어도 청소년기에는 이를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해할 법하다. SNS를 술이나 담배처럼 취급하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호주에서는 16세 미만 SNS 이용 금지 법안이 세계 최초로 시행됐다. 말레이시아도 올해부터 16세 미만 SNS 계정 개설 금지 정책이 시행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5세 미만 SNS 금지 법안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 SNS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최근까지 활발히 발의되고 있다. 법안 취지를 보면 미국 법원 판결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SNS는 중독을 유발하는 유해한 매체이니 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보호 일변도의 논리는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보모국가'라는 오해와 "우리 아이들 인권은 부모들 때문에 사라지는 것"이라는 비아냥도 피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쯤에서 그동안 잘 조명되지 않았던 관점을 다시 환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SNS를 특수한 경제 활동으로 해석하는 관점 말이다. 

SNS는 '좋아요'와 '팔로잉'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SNS 플랫폼 안에서 수치화된 관계는 자본으로 통용되고 축적된다. 이용자는 게시물을 올리거나 게시물에 노출되면서 알고리즘을 생성하고 강화한다. 자신의 일상을 데이터화하고 타인의 일상 데이터와 연결 짓는 특수한 '관계 노동'을 기업 대신 수행하며 결과적으로 기업에 막대한 수익을 안긴다. 

관계 노동이라는 말이 어색해보이지만 실상은 간단하다. 우리가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친구들과 관계를 위해 보내는 시간이, 사실은 거대 IT 기업의 이윤을 위해 내 데이터와 시간을 바치는 '무급 노동'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SNS 이용자들은 '관계 노동자'이며 이들은 명확히 수익을 창출하는 경제 시스템 안에 종속돼 있다. 문제는 이 경제 시스템이 사회적 관계 형성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인질 삼고 있다는 것이다. 결코 고갈되지 않을 인간 사이 연결의 욕망을 자극하면서 SNS는 사회적 관계를 자본화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했다. SNS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자신의 주의력과 정서적 에너지를 사실상 무상으로 투입하는 고용 계약을 맺고 있는 셈이다.

이런 SNS의 경제적 성격을 생각한다면, 관계 노동 대상에 청소년을 포함시키는 것은 금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법적인 최소 연령은 15세로 정해놓았으면서, 실질적 고용 관계나 다름없는 SNS 활동에 연령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산업혁명 시기, 공장의 톱니바퀴를 돌리던 아동 노동을 금지했던 이유는 그들이 감당하기에 노동 환경이 가혹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불공정한 착취 구조로부터 아동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SNS는 형태만 다를 뿐, 데이터를 원료로 삼는 거대한 디지털 공장과 같다. 이 공장에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정서와 시간을 갈아 넣어 플랫폼의 이윤을 창출하는 가장 취약하고 손쉬운 '무급 노동력'으로 전락해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을 단순한 유해 매체 차단이나 국가와 어른의 과보호 프레임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최소한 15세 미만의 SNS를 금지하자는 주장은 아이들의 자유를 빼앗는 억압이 아니다. 오히려 거대 플랫폼 자본의 교묘한 데이터 착취로부터 미성년자를 지켜내는 최소한의 디지털 근로기준법이자 사회적 안전망이다. 이제 청소년 SNS 금지 법안을 다루는 우리 사회의 논의는 중독 예방을 넘어, 고도로 설계된 시스템 속 보이지 않는 아동 노동의 철폐라는 본질적 권리문제로 확장돼야 한다.

연재기사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

인기기사

  • 1 “성관계 폭로할까 봐…” 13살 아이 살해한 뒤 테슬라에 시신 숨긴 데이비드 : 내한 시기 계산해 보니 소름만 돋는다
  • 2 “삼성가 맏사위 들먹이면서…” 임우재의 몰락 : 이혼 소송 도운 무당 여친과 실형 살고 있는 충격 그 자체의 근황
  • 3 '살인의 추억'을 지나 드라마 '허수아비'가 던지는 질문 : "그 당시 이춘재를 왜 놓쳤을까"
  • 4 블랙핑크 지수 측, 친오빠의 BJ 성폭력 혐의 지목되자 선 그으며 밝힌 입장 : 블리수와 무관한 일이다
  • 5 조국이 한동훈보다 출마지역 잘 골랐나 : 조국 평택을 출마 찬성·반대 오차범위 '팽팽', 한동훈 부산 북구갑 출마 '반대' 압도적
  • 6 추경호 국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 장동혁 지원유세에 선그었다 : "지역별 특성 반영한 선거활동할 것"
  • 7 애프터스쿨 출신 배우 나나, 자택 강도범과 법정 대면했다 : "제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게 아이러니"
  • 8 홍준표가 국힘 장동혁의 '허술한 미국 방문' 꼬집었다, "워싱턴 로비스트에게 당한 느낌"
  • 9 쿠팡 김범석 '뒷배'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김범석' 안위가 한·미 안보협상 조건 된 배경
  • 10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 아시아 시장엔 '러브콜' 캐릭터는 '인종차별' : 무례와 편견이 시대착오적이다

허프생각

청소년 SNS 금지는 '유해성 차단'만의 문제일까, 거대 플랫폼의 '소년 노동 착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청소년 SNS 금지는 '유해성 차단'만의 문제일까, 거대 플랫폼의 '소년 노동 착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청소년에게 디지털 근로기준법 적용하자

허프 사람&말

국힘 '장동혁 킬러' 배현진? 장동혁 해당 행위하는 후보자 교체 선언하자 미국 가시라
국힘 '장동혁 킬러' 배현진? 장동혁 "해당 행위하는 후보자 교체" 선언하자 "미국 가시라"

'사면초가' 장동혁의 기강 잡기는 통할까?

최신기사

  • [허프 생각] 청소년 SNS 금지는 '유해성 차단'만의 문제일까, 거대 플랫폼의 '소년 노동 착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보이스 [허프 생각] 청소년 SNS 금지는 '유해성 차단'만의 문제일까, 거대 플랫폼의 '소년 노동 착취'를 막는 일이기도 하다

    청소년에게 디지털 근로기준법 적용하자

  • 평택에 3만 명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모여 '성과급 상한폐지' 외쳤다 : 파업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은 3% 감소 전망
    씨저널&경제 평택에 3만 명의 삼성전자 노동자가 모여 '성과급 상한폐지' 외쳤다 : 파업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공급은 3% 감소 전망

    영업이익 15% 성과급으로 요구

  • 서정진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기업' 넘어 '신약 기업' 변신 순항 중 : 신약후보물질 4종 미국 임상 1상 진입
    씨저널&경제 서정진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기업' 넘어 '신약 기업' 변신 순항 중 : 신약후보물질 4종 미국 임상 1상 진입

    ADC 신약후보물질 3종 환자 투약 시작

  • 신한금융지주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 : 그러나 진옥동 최대 과제 'KB 따라잡기'는 더 멀어졌다
    씨저널&경제 신한금융지주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순이익 : 그러나 진옥동 최대 과제 'KB 따라잡기'는 더 멀어졌다

    은행과 카드의 열세가 계속된다

  • 하림그룹 오프라인 채널 욕심내며 유통망 확장 가속,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때 관건은 유동성 관리
    씨저널&경제 하림그룹 오프라인 채널 욕심내며 유통망 확장 가속,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때 관건은 유동성 관리

    하림은 더 이상 치킨 회사가 아니다

  • 현대차 미국 관세 비용 8600억 탓에 1분기 영업이익 작년보다 30% 줄어 :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는 고무적이다
    씨저널&경제 현대차 미국 관세 비용 8600억 탓에 1분기 영업이익 작년보다 30% 줄어 :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는 고무적이다

    하이브리드차(HEV) 분기 최대 판매기록 세워

  • [허프 사람&말] 국힘 '장동혁 킬러' 배현진? 장동혁 해당 행위하는 후보자 교체 선언하자 미국 가시라
    뉴스&이슈 [허프 사람&말] 국힘 '장동혁 킬러' 배현진? 장동혁 "해당 행위하는 후보자 교체" 선언하자 "미국 가시라"

    '사면초가' 장동혁의 기강 잡기는 통할까?

  • 홍준표가 국힘 장동혁의 '허술한 미국 방문' 꼬집었다, 워싱턴 로비스트에게 당한 느낌
    뉴스&이슈 홍준표가 국힘 장동혁의 '허술한 미국 방문' 꼬집었다, "워싱턴 로비스트에게 당한 느낌"

    "국내에서 위상 없으면, 외국 나가서도 찬밥"

  • 'HBM의 SK하이닉스'가 D램·낸드 날개 달고 엔비디아·TSMC 웃도는 '극강의 영업이익률' 기록 : 최태원의 승부수 계속된다
    씨저널&경제 'HBM의 SK하이닉스'가 D램·낸드 날개 달고 엔비디아·TSMC 웃도는 '극강의 영업이익률' 기록 : 최태원의 승부수 계속된다

    SK하이닉스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11조

  • 휴전 중 이스라엘 폭격으로 레바논에서 종군기자 사망, 언론인 표적 공격했나
    글로벌 휴전 중 이스라엘 폭격으로 레바논에서 종군기자 사망, 언론인 표적 공격했나

    휴전 약속은 어디로...

  • 신문사 소개
  • 윤리강령
  • 기사심의규정
  • 오시는 길
  • 인재채용
  • 광고상품문의
  • 기사제보
  • 청소년 보호정책
  • RSS
  •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일로 39-34 서울숲더스페이스 12층 1204호

  • 대표전화 : 02-6959-9810

  • 메일 : huffkorea@gmail.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상유
  • 법인명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주식회사
  • 제호 : 허프포스트코리아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03
  • 등록일 : 2014-02-10
  • Copyright © 2025 허프포스트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 발행·편집인 : 강석운
  • 편집국장 : 이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