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이 NS홈쇼핑을 중심으로 한 유통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생산·가공·물류에 이어 소비자 유통 단계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수직계열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그룹 내 식품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하나로 묶어 효율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하림그룹의 자회사 NS홈쇼핑이 22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연합뉴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NS홈쇼핑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식품 가치사슬의 전 과정을 내부화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추진 중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역시 생산·가공·물류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소비자 접점까지 확장하는 연장선에 있다. NS홈쇼핑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러한 전략은 보다 구체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하림그룹은 신선식품 생산과 가공, 물류 역량에 더해 오프라인 슈퍼마켓 채널까지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생산부터 소비까지 이어지는 통합 가치사슬이 완성되며, 원가 경쟁력과 유통 효율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자체 생산 물량을 내부 유통망에서 소화하는 구조가 구축될 경우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인수는 과거 NS홈쇼핑의 오프라인 유통 사업과도 결이 다르다. NS홈쇼핑은 2006년 ‘NS마켓(700마켓)’을 통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에 진출했지만, 상품 구색 한계와 운영 효율 문제로 2012년 사업을 매각한 바 있다. 반면 이번에는 신규 출점이 아닌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미 브랜드 인지도와 점포 인프라를 갖춘 사업자를 편입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초기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구조다.
특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NS마켓보다 규모와 시장 지위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 NS마켓은 전성기 기준 점포 수가 20여 개 수준에 머물렀던 반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에 300개 안팎의 점포를 운영하는 중대형 슈퍼마켓 체인으로 점포 수 기준으로도 10배 이상 규모 차이가 난다.
시장 예상 인수가가 3천억 원대에 형성된 점 역시 이러한 외형 격차를 반영한다. 이는 과거 소규모 점포 확장을 통해 시장을 탐색하던 방식과 달리, 이미 일정 수준의 유통망과 고객 기반을 확보한 사업자를 인수해 단기간 내 전국 단위 채널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군소 사업자 수준에서 출발했던 과거와 달리 기존 생산·가공·물류 사업과 결합 가능한 유통 인프라를 한 번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된다.
여기에 하림그룹은 하림, 팜스코, 선진, 하림산업, 팬오션 등으로 이어지는 생산·가공·물류 기반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결합될 경우 원재료 조달부터 최종 판매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완성되면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상품 기획과 공급 조절 측면에서도 유연성이 확대될 수 있다. 단순 외형 확장을 넘어 가치사슬 전반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시너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투자를 앞두고 재무 건정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NS홈쇼핑은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696억 원으로 2024년보다 20.4% 증가하며 현금창출력이 개선됐다.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은 440억 원에서 525억 원으로 19.3% 증가했고, 영업이익 역시 531억 원에서 521억 원으로 2% 감소하는데 그치며 전반적 이익 규모를 유지했다.
특히 매출이 지난해 6120억 원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은 매출채권 회수, 재고 관리, 비용 집행 구조 등 운전자본 관리 효율이 개선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내부 운영 효율 개선이 현금흐름 증가를 이끌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는 인수자금 일부를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기초체력으로 평가된다.
다만 홈플러스 인수 이후 유통망 확장과 추가 투자가 병행될 경우 재원 마련을 위한 차입 확대로 재무 부담은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수 뒤의 투자 속도 조절과 배당 정책, 유동성 관리 사이의 균형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
NS홈쇼핑은 지난해 유동자산이 2205억 원으로 2024년보다 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유동성비율이 100%를 웃도는 165% 수준을 유지했다.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60% 수준에 머물며 외부 차입 의존도가 동종업계보다 낮은 편에 속했다.
다만 실제 현금 운용 측면에서는 부담 요인이 확인된다. 지난해 배당금은 284억 원으로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같은 기간 투자활동에서 185억 원, 재무활동에서 304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인수 뒤 추가로 투입되는 투자 규모에 따라 가용 현금이 제한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