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래퍼 칸예 웨스트가 과거 "나치를 사랑한다" 등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에 휩싸이면서 유럽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칸예 웨스트 ⓒEPA/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스위스 축구구단 FC바젤이 지난 18일(현지시각), 홈구장 내 칸예 웨스트의 6월 공연 개최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더 가디언 역시 폴란드 실레시안 스타디움 측이 지난 17일(현지시각) 6월 19일 예정된 칸예 웨스트의 공연 취소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앞서 마르타 치엔코프스카 폴란드 문화부 장관은 "나치즘을 홍보하는 것은 폴란드의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히틀러를 사랑한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치 이데올로기를 홍보하며 하켄크로이츠(나치 문양)가 새겨진 티셔츠를 팔아 돈을 버는 아티스트를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엔코프스카 장관은 "홀로코스트의 비극적인 역사가 새겨진 나라에서 이를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로 치부하며 모른 척할 수는 없다"며 필요하다면 칸예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도 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앞서 프랑스 마르세유 공연도 지역 당국의 반대로 연기됐다. 이달 초 영국 정부는 7월 런던 '와이어리스 페스티벌'에 출연하려던 칸예의 입국을 차단했다. 그 결과 칸예가 사흘간 헤드라이너로 서기로 했던 페스티벌 자체가 통째로 취소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현재 칸예의 유럽 투어 일정 중 남은 곳은 터키, 네덜란드, 이탈리아, 마드리드, 포르투갈이다.
칸예 웨스트는 2022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나치와 히틀러를 찬양하는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2022년 12월 1일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운영하는 '인포워즈' 방송에 출연해 "나치를 사랑한다"고 발언하는 등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존경심을 표해왔다.
그는 2025년 "나는 나치다"라고 언급하거나 같은 해 2월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나치 문양(하켄크로이츠) 티셔츠를 판매하려고 시도해 논란이 있었다. 2025년 5월에는 '하일 히틀러(Heil Hitler)'라는 제목의 곡을 발표했다가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금지당한 바 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올해 1월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내가 상처를 준 모든 분들께"라는 제목으로 전면 광고를 냈다. 여기서 그는 장문의 글을 통해 "나는 나치도, 반유대주의자도 아니며 유대인을 사랑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25년 전 교통사고로 뇌의 오른쪽 전두엽에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과거 발언과 행동이 조울증(양극성 장애)으로 인한 조증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하며 정신 건강 문제를 원인으로 언급했다.
칸예는 2000년대 초반 샘플링 기반 프로듀서로 이름을 알린 뒤 솔로 아티스트로 전향해, 총 24개의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며 음악적 성과를 인정받은 인물이다. 또한 패션 브랜드 ‘Yeezy’를 통해 스트리트 패션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음악을 넘어 글로벌 문화 전반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다만 반유대주의 발언 논란 등으로 인해 사회적 비판을 받으며 재평가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