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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의약품을 사용 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만드는 것을 ‘제형’이라고 한다. 제약사들은 약물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에 따라 모양과 크기를 결정하고, 약의 흡수 시간과 속도, 약이 적용되는 부위에 맞게 제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의약품 제형은 크게 △내용고형제 △주사제 △점안제 △내용액제 △외용액제 △연고제 △기타(첩부제·고형제·액제·점이제) 등 7가지로 나뉜다. 그 아래 다양한 소분류가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보는 대표적인 제형은 정제(알약), 산제(가루약), 주사제, 액제(액체 형태), 연고제(연고·크림·겔), 에어로솔제(뿌리는 약) 등이 있다. 

제약사들은 이미 만들어진 제형을 변경하기도 한다. △환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환자의 고통을 덜어 삶의 질을 높이고 △약물의 투여를 더 쉽게 하고 △약물의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주사제에서 경구용으로 : 바이오의약품 제형이 달라진다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 AI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형 변경의 대표적인 트렌드로는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의 전환을 들 수 있다. 

정맥주사는 약물이나 수액을 정맥에 직접 투여하기 때문에 약을 체내에 가장 신속하고 확실하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항암제, 항체·단백질 치료제, 수액, 혈액제제 및 면역글로불린 등은 주로 정맥주사로 투여된다. 하지만 투여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맥염, 침윤·일혈(약물이 누출되는 일), 감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통증도 있다.

그에 견줘 피하주사는 피부의 진피 아래, 근육 위에 있는 피하조직에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이다. 복부나 팔, 허벅지 등 지방이 많은 부위에 주사한다. 투여 시간이 단축돼 환자 입장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가정에서 직접 투여할 수도 있다.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 회전율이 높아진다. 

다만 정맥주사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피하조직은 다양한 물질들이 매우 치밀하게 존재해 약물의 투입이 어렵다. 따라서 피하주사가 약물을 효과적으로 체내에 전달하도록 하는 기술이 관건인데, 미국의 할로자임과 한국의 알테오젠이 피하주사 제형 전환 기술을 가진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 두 회사는 약물을 피하조직으로 침투시키기 위해 피부 내 히알루론산을 일시적으로 분해하는 효소인 히알루로니다제 기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피하주사 제형 전환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기존 치료제의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독점적 지위를 연장하는 전략으로도 활용한다. 글로벌 의약품 매출액 1위인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대표적인 경우다. 키트루다의 정맥주사 제형 특허는 각국에서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만료되는데, 피하주사 제형(키트루다 SC)은 최장 2039년까지 유지된다.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주사제에서 경구용으로 : 바이오의약품 제형이 달라진다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 AI

◆ 피하주사 제형의 개발 형태 ‘오토인젝터’

피하주사 제형 전환 추세와 맞물려 고농도 제형화(HCF, High-Cocentratiion Formulations) 흐름도 주목된다. 약물 농도를 높여 소량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내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꿀 때 고농도 제형화는 핵심이다. 항체 주사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경우에도 단위용량을 줄이고 주입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농도 제형으로 개발한다. 

다만 주성분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물리·화학적 불안전성이 높아지고 점도가 증가하며 약물이 응집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이를 제어하고 약물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부형제(excipients)를 첨가한다. 부형제는 의약품의 주성분 외에 제형화에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피하주사 제형 전환과 관련해 프리필드시린지(사전충전주사기)를 오토인젝터(자동주사기)로 전환하는 방식도 확산되는 추세다. 

프리필드시린지는 바이알(vial) 대신 주사기 자체에 1인분의 약물을 미리 넣어놓은 주사기를 말한다. 기존 바이알 주사는 의료진의 실수에 따른 과다 투여 등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투여 과정에서 오염될 위험도 있다. 프리필드시린지는 이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다만 프리필드시린지 역시 주사 바늘이 주는 환자의 공포와 통증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오토인젝터에 장착하는 변경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토인젝터는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다. 바늘이 숨겨져 있어 공포감을 줄이고, 스프링이 삽입된 기계식 제어로 오작동 위험이 낮다. 비만치료제와 당뇨치료제 등 자가 투여 의약품에 주로 적용된다. 

정맥주사 제형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경우 프리필드시린지와 오토인젝터 형태를 함께 개발하는 경우가 많다.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주사제에서 경구용으로 : 바이오의약품 제형이 달라진다
셀트리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피하주사 제형)의 프리필드시린지와 오토인젝터 ⓒ 셀트리온

장기 지속형(long-acting) 제형도 확산되고 있다. 매일 또는 매주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고자 투여 간격을 늘리는 기술이다. 약물이 체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하므로 1개월에서 3개월에 한 번만 투여해도 된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성장호르몬, 당뇨 치료제, 비만치료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 경구용 인슐린은 누가 먼저 개발할까

주사제를 먹는 약(경구용)으로 바꾸는 기술도 핵심 트렌드다. 주사제가 주는 통증과 이에 따른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인데, 관건은 약품이 위산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장에서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특히 경구용 인슐린은 당뇨병 환자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는데, 아직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가 없다. 다만 노보 노디스크는 GLP-1 계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리벨서스)를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최근 경구용 제형은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경구용 버전인 ‘위고비 알약’을 출시했고,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도 마운자로의 알약 버전인 ‘파운다요’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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