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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마침내 중재국 파키스탄에서 종전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하지만 이번 협상은 기존의 이란 핵문제만 해도 쉽지 않은데 이란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라는 새로운 거대 의제가 생겼다는 점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결국 미국이 어떤 카드를 내미느냐에 따라 협상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물러설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란과 종전협상에서 미국이 내놓을 카드는 무엇일까 : '핵 문제 혹' 떼려다 '호르무즈 해협 혹' 붙었다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투표일 이틀 전이자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지난 2024년 6월2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샤히드 시루디 스타디움에서 유력 보수 후보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마즐리스 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미국과 이란 당국자들이 11일(현지시각)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전쟁 뒤 처음으로 대면협상을 벌인다.

미국에서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친구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참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등이 이란 대표단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은 2월28일 개전 뒤 4월8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번 종전협상에서 여러 논의사항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쟁점이 될 사안은 이란의 핵문제(핵개발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외신 : 핵문제만 해도 풀기 쉽지 않다

이란과 종전협상에서 미국이 내놓을 카드는 무엇일까 : '핵 문제 혹' 떼려다 '호르무즈 해협 혹'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4월 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외신들은 핵문제 하나만 가지고도 이번 협상을 풀기 쉽지 않다는 시선을 내보이고 있다. 

군비통제전문 싱크탱크인 군비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는 4월 분석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란전쟁 전 이란이 핵협상에서 큰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사 위트코프를 비롯한 외교사절의 미숙함으로 문제를 키웠다고 짚었다.

또한 뉴욕타임스는 칼럼니스트 3인(스티븐 스트롬버그, 브렛 스티븐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와 대담을 나누는 형식의 칼럼에서 핵문제 단일 소재로도 이번 종전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이 대담에서 "미국의 협상력은 이란전쟁 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취약하다"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인접 중동국가들에 연쇄 핵개발(핵도미노)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미국으로서는 핵문제를 레드라인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핵문제가 호르무즈 해협과 맞물려 있어 풀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미국 언론에서 나왔다. 다시 말해 두 문제를 한꺼번에 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는 협상 중재국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의 핵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전면 개방 문제는 일부만 실현가능하다"며 "이란이 2가지 핵심 지렛대 가운데 하나를 전쟁 종식을 위해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 이란 신정체제의 유력한 '생존카드'

이란과 종전협상에서 미국이 내놓을 카드는 무엇일까 : '핵 문제 혹' 떼려다 '호르무즈 해협 혹' 붙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 신화통신=연합뉴스

이란정치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학교 교수는 이란이 이번 종전협상에서 호르무즈 통제권 카드를 절대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미국 국무부 전 고위관리이기도 한 나스르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이란에게 호르무즈 해협은 핵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해졌다"며 "핵은 단순한 상징이었을 뿐 실질적 억지력이 없었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전쟁에서 이란이 버티는 유일한 무기가 됐다"고 말했다.

나스르 교수는 미국 라디오 NPR과 나눈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사실상 수용하고 이란이 제안한 10개 휴전 제안을 협상의 기초로 인정한 것은 이란 안에서 이번 전쟁의 커다란 승리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이번 종전협상에서 큰 소득을 얻지 못하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사용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으로 전 세계 석유 및 천연가스의 20%, 비료의 33%, 반도체 제조의 핵심 냉각제 헬륨 등이 통과하는 길목이다. 아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 세계의 경제를 볼모로 잡게 된 셈이다. 이는 후르무즈 해협이 신정체제의 유력한 생존카드가 될 수 있음을 뜻한다.

미국 안보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는 "이슬람 공화국의 정권교체는 말처럼 쉽지 않다"며 "이란의 마지막 카드는 호르무즈 해협에 잔뜩 부설하고 정권의 생존이 보장될 때까지 전면 봉쇄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번 종전협상에서 미국이 핵문제에만 집중하면서 호르무즈 통행문제를 국제사회로 떠넘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월31일 호르무즈 봉쇄로 연료 수급위기에 처한 국가들을 향해 "알아서 하라"며 도울 의사가 없다는 점을 밝힌 적도 있다.

아직 미국의 협상 전략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국제 협상은 모두 '등가 협상'으로 A을 얻으려면 비슷한 무게의 B를 내줘야 한다. 이란의 협상력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미국이 무엇을 내줄 준비를 하고 있는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협상에 앞서 이란의 핵문제를 계속 강조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종전의 명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에 핵 문제에서 일정한 양보를 받아내고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일정 부분 이란에 보장해주는 '빅 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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