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저택이자 '정치적 성지'로 꼽히는 마러라고(Mar-a-Lago) 리조트가 위치한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미국 민주당 후보가 주 하원의원 보궐선거 승리를 거뒀다.
자신의 안방에서 패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폭망'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러라고 별장. AI 생성 이미지.
26일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플로리다주 하원의회 보궐선거에서 에밀리 그레고리 민주당 후보가 존 메이플스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개표결과 그레고리 민주당 후보는 51%, 메이플스 공화당 후보는 48%를 각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선거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마러라고 별장이 포함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안방 같은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공화당 후보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당부했다는 점은 이번 패배를 더욱 뼈아프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한 보궐선거"라며 "존 메이플스 공화당 후보를 완전하고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 선거구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10%포인트 차이로 낙승한 곳이기도 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먹장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 취임 뒤 민주당 연달아 승리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열린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에밀리 그레고리 미국 민주당 당선인. AI 이미지.
이번 팜비치 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에 대한 기대를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이번 팜비치 선거에 앞서 민주당은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기록해 왔다.
미국 민주당은 올해 1~2월 텍사스 주에서 있었던 연방하원과 주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 지역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17%포인트 앞섰던 곳이어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보다 앞선 버지니아 연방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워킨쇼 후보(득표율 75%)가 공화당 후보(득표율 25%)를 50%포인트 차이로 압승하면서 공화당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2일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미국 전국 주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 28곳을 탈환했다고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미국 민주당이 지난 14개월 동안 주의회 선거에서만 28곳을 뒤집은 사실은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나아가 상원의 통제권마저 잃을 수 있다는 위험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지지율 '최저치' 찍어, 공화당 2018년 악몽 재현하나
미국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우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AI 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집권 2기 뒤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미국 공화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무모한 이란전쟁과 강경한 이민정책에 따른 희생자 발생 등의 문제가 낮은 지지율의 영향으로 읽힌다.
로이터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20~23일 나흘간 미국 성인 127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범위 ±3%포인트)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36%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수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한 뒤 최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 선례도 미국 공화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1기 취임 2년차인 2018년 11월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연방하원에서 40석을 추가로 획득하면서 다수당(235석)이 됐다. 이를 미국 매체에서는 '블루 웨이브(민주당 돌풍)'으로 부른다.
미국 매체 NBC뉴스는 "반트럼프 성향의 유권자들이 높은 투표의지를 보이면서 소규모 선거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