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을 향한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승부수가 주주총회에서 구체화됐다. 두 금융지주는 대규모의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면서 ‘비과세 배당’ 재원을 확보했다.
KB금융지주는 26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포함한 8개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의 최대 관심사였던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은 기업 가치 제고계획의 안정적 이행을 위해 상법상 배당 가능 이익을 확보할 목적으로 자본준비금 7조5천억 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허프포스트코리아
자본준비금이란 영업 활동이 아닌 '자본 거래'를 통해 쌓인 돈으로, 원칙상 함부로 꺼내 쓸 수 없지만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총합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그 초과분을 감액하여 이익잉여금으로 옮길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긴 뒤 그 재원을 활용해 배당을 하는 ‘자본준비금 감액 배당’은 배당이익이 아니라 투자 원금의 환급으로 간주돼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 의안은 출석 주식 수의 98.74%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관 변경을 통해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 근거를 마련했으며, 서정호 사외이사의 신규 선임과 최재홍·이명활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처리됐다. 또한 지난해 회계연도 연간 주당 배당금을 기지급된 분기 배당을 포함해 4367원으로 확정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KB금융그룹은 소비자 보호, 내부 통제, 정보보호, 사회적 가치 등 책임 경영 원칙을 충실히 이해하는 동시에 전환과 확장 전략을 통해 고객과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자본준비금을 대규모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안건을 같은 날 주주총회에서 가결했다.
이전 규모는 KB금융지주보다 더 큰 9조9천억 원이다. 두 금융지주의 전입금액은 2026년 결산 이후 비과세 배당 재원으로 활용된다.
진옥동 회장의 연임 안건, 상법상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김조설·배훈·송성주·최영권·박종복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 기말 배당금을 주당 880원으로, 연간 주당 배당금을 2590원으로 확정하는 안건 등도 이날 모두 의결됐다.
이번 두 금융지주의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은 각각 하나씩의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다. K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는 진옥동 회장의 연임 건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진 회장 연임 건에 대해서는 진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반대 이유를 설명했으며 KB금융지주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과 관련해서는 보수 금액이 경영성과 등에 비춰봤을 때 과다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