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전영현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과 노동조합 대표단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등 공동투쟁본부가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노조에서도 '이례적'이라고 짚을 만큼 전 부회장이 만남을 제안해 성사된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연합뉴스
노조가 최근 합법적 쟁의권을 획득한 뒤 삼성전자는 원만한 해결에 노력하겠다는 통상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전 부회장이 직접 나서 노조와 대화를 재개한 만큼 삼성전자 노사 사이 갈등 국면이 새로운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공동투쟁본부에 따르면 조합원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사측을 향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또 추후 교섭이 재개된다면 조합원과 신속하게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여 동안 2026년 임금교섭을 진행해 왔다. 다만 양측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노조는 19일까지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전 부회장이 직접 나서 교섭 재개 가능성이 커진 만큼 삼성전자 창사 이래 2번째 파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전 부회장과 공동투쟁본부는 만남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를 두고 "사측에서 이례적으로 전영현 대표이사와 미팅을 제안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전 부회장은 "현재 직원들의 불만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조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멈췄던 노사 사이 교섭을 재개해 세부 사항을 논의하면 좋겠다는 뜻을 내놨다.
이에 공동투쟁본부는 교섭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50% 폐지와 성과급 투명화를 내걸었다. 이 2가지 사항이 선행돼야 교섭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전달한 것이다.
전 부회장은 노조 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검토하겠다며 핵심 요구사항을 포함해 교섭 테이블에서 논의하자고 전달했다. 추가적으로 DS부문 사업부 사이 배분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다양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소통했다.
앞서 전 부회장은 18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낮아진 임금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전 부회장은 정기 주총에서 경쟁사와 비교한 인재 확보 우려를 묻는 한 주주의 질문에 "최근 반도체 부문의 경영성과가 저조한 시기를 겪으며 임금 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임금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서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핵심 인력의 이탈을 방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도록 책임경영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수 인재들에게 개별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주요 경영목표 달성도에 따라 다양한 보상방법을 마련하는 등의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