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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한국의 제프 베이조스'가 되려 한다."

정용진 회장이 250MW(메가와트)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면서 일각에서는 이런 의견이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이라는 점이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행보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동반할 AI 데이터센터 건설로 '한국의 아마존'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AI 시대 '베이조스' 꿈꾸나 : 클라우드 사업 펼칠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AI 생태계 주도권 노린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와 250MW(메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 신세계그룹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발판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정용진 회장은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25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이는 국내 단일 AI 데이터센터로는 최대 규모다.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MOU 체결식에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까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는 "사업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이 참여한 건 이번 MOU가 미국이 추진하는 AI 수출 프로그램의 기념비적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7월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해 AI 생태계를 다른 나라에 전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지난해 12월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용진 회장이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건 아마존의 사업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센터를 바탕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다면 막대한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AI 시대 '베이조스' 꿈꾸나 : 클라우드 사업 펼칠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AI 생태계 주도권 노린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이사회 의장(가운데)의 모습. ⓒ 제프 베이조스 인스타그램 게시물

아마존은 주력인 이커머스 부문이 흑자로 전환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동안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부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아마존의 '캐시 카우'를 담당해왔다. AWS는 2025년 35.4%에 달하는 경이로운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아마존 영업이익의 57.1%를 차지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자 한다"며 "그룹이 쓰는 걸 넘어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는 기관·기업의 목적에 따라서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관·기업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AI 모델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게 목적이다"고 밝혔다.

주식시장도 재빠르게 움직였다. MOU 체결 발표 다음날인 17일에는 신세계아이앤씨(신세계I&C)의 주가가 2만26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신세계그룹의 IT 계열 자회사로 데이터센터 운영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이번 AI 데이터센터 건립에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우선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해당 프로그램의 성과를 직접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경험이 전무한 신세계그룹에게는 다소 가혹한 조건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이번 계약은 상무부가 추진 중인 AI 수출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사진 역할을 할 것이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 건립이 실패하거나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신세계그룹이 입을 피해도 막심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제 MOU가 체결된 단계여서 부지와 투자 규모는 차차 정해질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25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7~18조 원으로 추정된다. 엔비디아의 '블랙웰'이나 '루빈' 같은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사용되면 이보다도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의 파트너가 될 리플렉션AI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리플렉션AI는 물적·인적 자원에 비해 검증 가능한 성과가 크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리플렉션AI는 알파고·알파제로를 개발한 구글의 딥마인드 출신 개발자인 미샤 라스킨 CEO와 이오아니스 안토노글루 최고기술관리자(CTO)가 설립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즈는 리플렉션AI가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엔비디아를 포함한 후원자들에게서 200억 달러(약 300조 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AI 시대 '베이조스' 꿈꾸나 : 클라우드 사업 펼칠 초대형 데이터센터로 AI 생태계 주도권 노린다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AI 최고경영자(CEO)의 모습. ⓒ 리플렉션AI

그러나 리플렉션AI는 1년 전인 2025년 3월 출범한 신생 스타트업으로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공개된 문서도 세부적 성능이나 설명보다는 "우리는 모두가 접근 가능한 최첨단 오픈 AI를 만들 것이다" 등 강한 마케팅 문구에 치중돼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AI가 모든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신세계그룹도 유통을 넘어서서 그룹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새로운 동력을 키우자는 것이다"며 "신세계 그룹은 AI를 미래 사업 큰 축의 하나로 잡고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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