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협상이 잘 되고 있다면서 자신이 장담했던 '48시간 최후통첩'을 5일간 유예했다.
국제유가 시장, 국내 증시 등은 일단 안도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이란 쪽이 협상 사실을 정면 부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핑계를 통해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I 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오전 7시경(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이란이 지난 이틀간 아주 생산적 대화를 했고 논의가 계속될 것이다"며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21일 오후 7시 경 트루스소셜에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면서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밝혔는데 36시간 만에 이를 거둬들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5일 유예'를 새롭게 밝히면서 이른바 이란 전쟁은 3월28일까지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란 쪽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놓고 있어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이란 쪽 매체들이 미국과 협상한 사실이 없다고 정면 부인한 것이다. 국제유가 시장의 불안에 한 걸음 물러선 것일 뿐이며, 조만간 군사행동을 재개할 것으로 바라봤다.
이란 메흐르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후퇴와 이란 전력인프라를 향한 위협은 공허했다"며 "폭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정치적 수사이자, 자신의 군사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는 의도적 노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5일 유예 발언 이후에도 이란 수도 테헤란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에 미국은 이란과 협상을 벌이고 싶지만 이스라엘이 방해를 놓고 있다는 분석까지 뒤따랐다. 이와 달리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립 서비스'일 뿐이며 사실은 달라진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여러 분석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5일 유예는 국제유가 폭등이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에 이란은 이튿날인 23일 호르무즈 해협 전역에 기뢰(바다 속에 숨어서 공격하는 폭탄)를 설치하겠다고 도리어 미국을 위협했다.
이란 국방위원회는 이날 낸 성명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페르시아만과 연안의 모든 해상통로와 교통로에 각종 해상 기뢰를 설치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란의 발전소 공격 위협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려고 했지만, 도리어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적 폐쇄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기뢰는 한 번 설치하면 제거에만 수 개월이 걸린다. 혹을 떼려다 혹을 더 붙일 수도 있게 된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 자체가 애초 이란과 협상을 벌이기 위한 계산된 압박수단이었다는 분석도 미국 매체에서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와 친구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물밑에서 이란과 평화협상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이 이란에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과 보유한도 제한,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요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