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 극장판·TV판 감독을 맡았던 시바야마 쓰토무가 6일 폐암으로 사망했다고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지아도가 18일 전했다. ⓒ연합뉴스
18일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지아도에 따르면 도라에몽 극장판·TV판 감독을 맡았던 시바야마 츠토무가 6일 폐암으로 사망했다.
츠토무는 1983년 '진구의 해저성'부터 2004년 '진구의 시공여행'까지 22년 연속으로 '도라에몽' 극장판 시리즈를 연출하고 TV판 치프 디렉터로 활동했다. 극장판 '도라에몽'은 시리즈물 최초로 누적 관객 수 1억 명을 돌파했다.
도라에몽은 2008년 일본 외무성이 임명한 '일본 최초의 애니메이션 문화대사'다.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서 다음 개최지인 도쿄 올림픽 홍보대사로 아베 신조 당시 총리와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수십 년간 금요일 저녁 시간을 차지한 국민 애니메이션으로 알려져있다.
츠토무는 '닌자보이 란타로', 마루코는 아홉살', '쾌걸 조로리', '란마' 등 수많은 일본 국민 애니메이션의 감독을 역임했다.
아지아도는 "츠토무가 생전 받았던 사랑과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장례는 유족 뜻에 따라 친족만 참석한 채 진행됐으나 이후 '작별 모임'을 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 츠토무 감독과 함께 '명감독' 반열에 오른 이들
생시바야마 츠토무 감독의 타계를 계기로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재팬 애니메이션 명감독들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70년대 초 A프로덕션에서 시바야마 츠토무와 함께 일한 동료다. A프로덕션은 1976년 신에이 동화로 사명을 바꾼 뒤 '도라에몽', '짱구는 못말려'와 같은 국민 애니메이션을 내놓은 제작사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연합뉴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브리'라는 장르를 만든 장본인으로 그가 메가폰을 잡은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천공의 성 라퓨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마녀배달부 키키', '벼랑 위의 포뇨',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의 작품은 세대를 초월한 깊은 울림과 감동을 주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일본 정부는 2012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문화공로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문화공로자는 일본 문화 발전에 비약적인 공헌을 한 인물에게만 주어지는 최고 권위의 칭호다.
'우주소년 아톰' 등의 감독이자 작가인 데즈카 오사무 감독은 일본에서 '만화의 신'이라고 불린다.
우주소년 아톰은 주인에게 버려진 로봇 '아톰'이 초능력과 인간적인 마음을 바탕으로 인류를 구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실의에 빠져있던 전후 일본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우주소년 아톰'의 한 장면. ⓒ연합뉴스
오사무 감독은 일본 정부가 국가나 공공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인물에게 수여하는 '훈사등서보장' 훈장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1987년 그가 이 훈장을 수여할 당시만 해도 만화는 '하위문화(비주류 문화)'로 분류됐으나, 오사무 이후 일본의 국가적 문화 자산으로 격상됐다. 데즈카 오사무 감독은 1989년 향년 60세로 사망했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은 세기말적 분위기와 난해한 스토리를 담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통해 일본 전역에 '에반게리온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14세 소년 이카리 신지가 거대 괴수 '사도'에 대항하라는 아버지의 명령으로 인조인간 병기 에반게리온에 탑승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1995년 방영 당시, 일본은 버블 경제와 고베 대지진, 옴진리교 사건 등으로 집단적 우울감에 빠져있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그런 일본인들의 '자화상'을 그렸다는 평을 받는다.
히데아키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으로 일본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에서 1997년 애니메이션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다른 작품인 '신 고질라'로 2017년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상을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