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K-POP) 그룹 엔하이픈(ENHYPEN) 멤버 탈퇴를 둘러싼 해외 팬들의 항의가 국민연금공단으로까지 번졌다.
그룹 엔하이픈 탈퇴 멤버 희승(왼쪽).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연합뉴스/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앞서 엔하이픈 메인 보컬 멤버 희승은 지난 10일 하이브 산하 소속사 빌리프랩을 통해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소속사는 희승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과 그룹의 방향성에 차이가 있었고, 이에 멤버와 회사가 오랜 기간 논의한 끝에 독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희승도 이날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를 통해 자필 편지를 남기며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랐을 팬클럽 '엔진'에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엔하이픈을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발표 직후 일주일 간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하이브의 주주인 국민연금에 항의하자는 움직임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국민연금은 하이브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하이브의 지분율은 올해 3월 기준 약 7.31% 수준이다.
엔하이픈이 소속된 기획사 빌리프랩은 하이브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다. 해외 팬들은 실질적인 결정권이 모회사인 하이브에 있다고 보고, 하이브의 주주인 국민연금을 압박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국민연금이 하이브로부터 사전에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지, 이번 결정으로 인한 시장 가치 손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항의하라"는 요청과 함께 국제연금지원센터 상담번호 화면이 캡처돼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라왔다.
이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8일 페이스북에 '국민연금 국제연금지원센터가 마비된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이사장은 "지난 주 갑자기 국민연금공단 국제연금지원센터로 해외 전화가 한꺼번에 걸려와 업무가 일시 마비되고 이메일이 2시간에 약 1500통이 몰리는 일이 벌어졌다"며 "케이팝 그룹 엔하이픈 멤버 탈퇴 문제와 관련해, 해외 팬들이 하이브의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항의 전화를 하자는 글이 SNS에 퍼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맡아 운용하는 장기 투자자다. 국민연금의 국제지원센터는 한국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와 해외에 나가 일하는 한국인들을 위한 연금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가 가능한 사람들이 근무하면서 상담을 해주는 곳이다.
김 이사장은 "이번 사태로 인해 연금 상담을 위해 전화하는 분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며 "세계 80개가 넘는 나라의 수많은 기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경영이나 인사 문제에 관여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K-POP그룹의 결성과 멤버 구성에 대해서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엔하이픈은 2020년 11월30일 데뷔한 7인조 남성 그룹으로 엠넷(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를 통해 결성됐다.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케이팝 대표 그룹 중 하나로 꼽힌다.
엔하이픈은 이번 희승의 탈퇴로 정원,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 6인 체제로 재편돼 활동을 이어간다. 엔하이픈도 공식 SNS를 통해 "희승 형의 선택과 새로운 시작을 존중하고 응원한다"고 팬들을 다독였다. 희승은 팀을 떠나지만 빌리프랩 소속 솔로 아티스트로서 활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