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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이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사퇴한 지 몇 시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를 잘 알지도 못했을뿐더러 "항상 안보 문제에 있어서 나약하다고, 아주 나약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허프 US] 이란 전쟁 반대하고 물러난 미국 국가대테러센터 소장에 대한 트럼프의 막말 : 나약했고 잘 알지도 못했다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소장이 17일(현지시각)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사퇴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를 "나약하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만든 AI 이미지.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켄트 소장이 NCTC 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직후 기자들에게 "나는 항상 그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를 잘 알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극찬했던 것과 모순된다. 조 켄트는 2020년 대선이 조작됐다는 거짓 주장과 2021년 1월6일 의사당 폭동을 FBI가 조장했다는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지지해가며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끊임없는 '부정 선거' 거짓말로 지지자들을 격분시켰다. 그는 의회의 선거 결과 인정에 맞춰 지지자들에게 워싱턴D.C.로 집결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폭동에 가담했던 많은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들을 폭력으로 이끈 건 그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내놓은 연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2년 워싱턴주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켄트를 지지하며 "이 사람은 엄청난 미래를 가진,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해 켄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쿠데타 시도에 따른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져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난 현직 공화당 의원을 당내 경선에서 물리쳤다. 하지만 본선에서는 민주당의 마리 글루센캠프 페레스 후보에게 패했다. 2024년 선거에서도 그는 같은 자리에 도전했지만 페레스에게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2024년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켄트를 국가 안보 요직에 발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조는 전 세계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부터 우리 뒷마당의 마약 카르텔에 이르기까지 모든 테러리즘을 근절해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축하한다, 조!"라고 적었다.

그러나 17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같은 과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는 "그가 이란은 위협이 아니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가 나간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켄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17일째 벌이고 있는 이란 전쟁 반대를 사퇴 이유로 꼽았다. 그는 사직서 사진이 첨부된 SNS 게시물에서 "양심상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 아니었으며 우리가 이스라엘과 미국내 친이스라엘 로비 단체의 강력한 압력 때문에 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적었다.

켄트가 지난 수년간 반이민 및 백인 우월주의적 입장을 옹호해 왔으나,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을 부추겨 전쟁을 일으키게 했다는 주장은 공습이 시작된 지 며칠 후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언급했다.

켄트의 직속상관이자 이란과의 전쟁을 오랫동안 반대해 온 것으로 유명한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7일 오후 낸 성명에도 켄트의 사임이나 트럼프의 이란 공격 결정에 대한 타당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개버드는 성명에서 "군 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은 무엇이 임박한 위협이고 무엇이 아닌지 판단할 책임이 있으며 미군과 미국 국민, 그리고 조국의 안전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눈앞의 모든 정보를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이란의 이슬람 테러 정권이 임박한 위협이라고 결론 내렸고 그 결론에 따라 행동에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7일 공개 석상에서 켄트를 "좋은 사람"이라 칭했지만 트럼프의 참모들과 지지자들의 반응은 훨씬 냉혹했다.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450단어에 달하는 장문의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타인, 심지어 외국의 영향력에 휘둘려 이번 결정을 내렸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모욕적이며 가소로운 일이다"고 일갈했다.

백악관 최고위 참모 출신인 테일러 부도위치는 켄트가 어차피 해고될 처지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켄트 소장은 제대로 된 성과 하나 내지 못하면서도(아니 아예 없었을지도) 국가 안보 기밀 유출 사건의 중심에 자주 섰던 미치광이 과대망상증 환자다"며 "그는 지휘 체계를 무너뜨리고 미국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데만 모든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은 소신에 찬 사임이 아니고 그저 해고당하기 전에 요란하게 관종 짓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며 "정말 '찌질한' 패배자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국가 안보 보좌관을 지낸 올리비아 트로이는 백악관이 이란 관련 발언 때문에 켄트의 신뢰도를 깎아내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가 이란의 '임박한 위협'이란 건 없었다는 사실을 정곡으로 찔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전주원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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