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28일(현지시각)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개시한 첫날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시에 위치한 샤자레 타예베 여자초등학교가 수업 중에 폭격을 당했다. 당시 학교에는 약 175명의 학생이 수업을 받고 있었다.
이란 현지 매체 테헤란타임스가 9일(현지시각) 1면에 지난달 28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학교 인근에서 숨진 어린이들의 얼굴 사진을 실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라"고 적고 있다. ⓒ 테헤란 타임스
한 번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한 소녀들이 희생당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이 스스로 아이들을 죽여놓고 미국에 덮어쒸우려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와 CNN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여러 안보전문가들은 해당 학교에 떨어진 미사일은 미군이 사용하는 토마호크 지상공격 순항미사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샘 레어(Sam Lair)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 연구원은 CNN과 나눈 인터뷰에서 이란 메흐르 뉴스가 공개한 초등학교 폭격영상을 분석한 결과 “촬영 지점이 추정 착탄 지점에서 약 250m 거리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무기여야 한다”며 “폭격에 사용된 미사일의 날개가 중앙에 장착된 십자형 형태와 후방 꼬리날개 등에 비춰볼 때 토마호크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CNN에 자문한 다른 무기 전문가들도 이런 판단에 동의했다. 그들은 토마호크는 제공권 확보 전에 선제타격을 위해 주로 사용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로이터는 미군 내부조사관 2명을 인용해 ‘미군 책임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해서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그는 3월7일(현지시각)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이란 관련 작전 중 사망한 미군 장병들의 유해 귀환식에 참석한 뒤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본 바로는 그 공격은 이란이 한 것이다”며 “이란의 무기 정확도는 매우 떨어지고 정확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급기자 이란이 미국의 최첨단 무기인 토마호크를 사용했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란 초등학교를 파괴했다면 미국의 책임을 인정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토마호크는 매우 강력한 무기지만 여러 나라에 판매돼 사용되고 있다”며 “이란이든 다른 누군가든 사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국제인도법상 학교나 병원 등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전문가들은 군사 목표가 아닌 교육시설 공격은 국제인도법 위반이라면서 미국 정부에 긴급하고 독립적 조사를 요청해 두고 있다.
유네스코도 성명에서 “학습을 위해 마련된 장소에서 학생들이 살해되는 것은 국제인도법에 따라 학교에 보장된 보호권리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다”고 짚었다.
희생자의 부모를 비롯해 이란 국민은 장례식에서 울부짖었다.
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는 9일 1면 전면에 ‘트럼프,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라’라는 제목과 함께 2월28일 미국의 공습으로 희생당한 어린이들의 얼굴 사진을 실었다.
테헤란타임스는 이 기사에서 ‘수백 명의 이란 어린이가 숨졌지만,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미나브 초등학교 폭격을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갑자기 이번 전쟁이 짧은 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은 이번 전쟁을 힘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이란 민중뿐 아니라 국제사회는 미국의 전쟁 범죄와 무책임한 태도를 기억할 것이다. 이제 미국은 중국 러시아와 같은 수준의 나라임을, 어쩌면 힘만 센 더 나쁜 나라임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