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정보기술(IT) 전시회이자 통신사 최대 축제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26(MWC26)’이 막을 내린 가운데 KT 사장의 불참이 주목되고 있다.
KT는 MWC26에서 6G를 핵심 의제로 내세웠으나 리더십 부재로 글로벌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MWC26에서 통신 3사 중 KT만 사장이 불참했다. ⓒGSMA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번 MWC26에서 KT가 리더십 공백을 드러내며 6G 등 핵심 어젠다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MWC26은 어젠다를 선점하고 글로벌 통신 리더로서의 지위를 굳힐 중요한 기회의 장이다. 이곳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나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의 모습을 행사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던 이유다.
반면 KT는 김영섭 현 대표이사 사장이나, 박윤영 사장 후보 중 누구도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CEO가 행사장에서 하루하루 일정을 직접 소화했던 것과는 대비된다.
김영섭 사장의 전임자인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3월 퇴임을 앞두고도 MWC에서 기조연설을 수행했던 것과도 다른 모습이다.
KT 수장의 불참은 이번 MWC26에서 KT가 내세운 6G 네트워크 전략에 힘을 빼는 행위기도 하다. 6G 생태계는 아직 기술 표준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과의 합종연횡 속에서 표준화 논의를 활발히 이끌어가는 것이 필수인데, KT는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불참하면서 관련 논의에 유보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MWC26은 특히 고위 의사결정자의 참여 비중이 높은 행사다. 전체 참석자의 62%가 C-레벨 혹은 이사급 임원으로 구성된다.
LG유플러스는 홍범식 대표이사 사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음성 인공지능(AI)’이라는 화두를 던졌고 SK텔레콤은 정재헌 사장이 콘퍼런스에서 직접 글로벌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행사 중에 정 사장이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교류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MWC26에서 엔비디아와 퀄컴이 각각 6G 연합을 출범시킨 가운데, KT가 경쟁사 SK텔레콤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한 배경으로 리더십 공백이 지적된다.
통신 3사 모두 퀄컴 6G 연합에 이름을 올렸지만 엔비디아 연합에 이름을 올린 것은 SK텔레콤뿐이다. 무조건 많은 연합에 참여하는 것이 6G 네트워크 선점의 능사라고 할 순 없지만, 표준화를 선점하려면 최대한 많은 기업들과 논의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KT가 SK텔레콤보다 한발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기술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6G를 수익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업들과의 협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는 “6G는 단순한 네트워크 기술이 아니라 AI와 데이터센터, 위성 등을 포괄하는 망이므로 기업들은 여러 기업과 연합을 통해 복합적인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야 수익화가 나는 모델이기 때문에 외교적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KT는 지난해 12월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한 이후에도 이사회의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며 인사와 조직개편 작업을 미뤄왔다. 업계에서는 차기 대표이사가 확정되는 KT의 정기 주주총회가 31일경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