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버거 브랜드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국내 버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가격 조정에는 쉽게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브랜드는 사업 구조상 점주 수익성과 소비자 가격 저항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맘스터치와 롯데리아를 비롯한 국내 버거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버거 브랜드인 버거킹과 맥도날드가 최근 가격을 잇달아 인상했음에도 가맹점과 협력업체,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를 고려해 섣불리 가격 인상 분위기를 따라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맘스터치와 롯데리아는 가맹점 중심 체제다. 점주와 협력업체, 소비자 등의 이해관계를 함께 고려해야 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불가피하다. 버거킹과 맥도날드처럼 직영점 중심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브랜드보다 가격 정책 결정 과정이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
20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버거킹과 맥도날드가 잇따라 가격을 조정하면서 업계 전반에 인상 ‘명분’은 생겼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 맘스터치 “가맹점 구조·가성비 이미지, 신중 또 신중”
맘스터치는 원부재료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 비용 압박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인상 여부는 확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원가 상승 흐름 속에서도 즉각적 인상에 나서지 않는 배경에는 브랜드의 시장 위치와 사업 구조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맘스터치는 맘스터치와 역세권의 합성어인 ‘맘세권’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접근성이 높다. 가맹점을 전국 1490여 개 운영하면서 국내 버거업계 가운데 가장 많은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점포를 확보한 만큼 가맹점의 수익성과 소비자 반응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일부 점주들은 실제로 임대료나 인건비, 전기세, 수도세 등 매장 운영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많은 비용이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고객을 확보해온 만큼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꼽고 있다.
맘스터치는 두꺼운 치킨 패티의 버거를 용량보다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며 젊은 고객층의 지지를 받아온 브랜드다. 이러한 정체성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이 브랜드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고민으로 읽힌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 특성상 주요 고객층이 10~30대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 비중이 크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자칫 가격 조정이 가격 체감도를 높일 경우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원부재료 가격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점주들의 상황과 가성비라는 브랜드의 근간을 지키기 위해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가격을 인상한다면 어느 정도 선이 될지 혹은 앞서 가격을 인상한 타 브랜드 정도의 선이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 롯데리아 “현재로선 계획 없다”
롯데리아는 아직까지는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당장 가격을 조정할 단계는 아니라는 설명으로 읽힌다.
롯데리아는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동, 환율 영향 등 비용 증가 요인이 매년 반복돼온 구조적 부담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식업은 환율과 수입 원자재에 민감한 산업인 만큼 관련 변수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이러한 여건이 올해 들어 유독 예외적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판단 속에서 가격 정책은 앞선 타 브랜드의 결정을 단순히 따라갈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인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가맹점과 협력업체의 사정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하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롯데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내부적으로는 구체적 인상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가맹점 협의회와 협력업체의 입장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않은 의사결정 사항이다”며 “현재까지 내부적으로는 인상 논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