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80여 명이 검찰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공소 취소 의원 모임'(공취모)을 결성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잘못된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를 바로잡자는 취지라지만 국민의힘의 공격을 자초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상임대표인 박성준 의원(왼쪽)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민주당 내부에는 이미 이성윤 민주당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특별위원회'가 가동 중에 있다. 이에 실제는 '친이재명'의 허울 아래 '반청'(반정청래) 결집해 당권 투쟁을 벌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명'(친이재명)을 표방하는 민주당 의원 모임인 공취모는 지난 19일 서울을 시작으로 오는 23일 충남, 25일 대구·경북, 26일 충북, 3월4일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민주당 의원 87명이 참여한 공소취소 모임은 박성준 의원이 상임대표를, 김승원·윤건영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공취모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조작기소 전모를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 추진을 핵심 주장으로 내세운다. 이 대통령을 겨냥해 벌인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성 조작 기소'인 만큼 검찰이 스스로 공소를 취소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런 조작기소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책임을 따져묻겠다는 취지다.
공취모 소속 의원들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정치 보복으로 자행된 정치검찰의 조작기소로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며 “국가 원수가 조작된 기소라는 족쇄를 찬 채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국정 전반에 불필요한 부담을 안길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을 향한 이러한 '과잉 충성'은 오히려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등 민생문제에 주력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사법적 문제를 다시 정치권 이슈로 끌어올리는 것 자체가 국정운영에 별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정권교체로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 됐는데 대통령 공소취소를 직접 압박하고 나선 것이 기괴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 청와대는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지난해 11월 대통령 관련 재판중지법을 추진한다고 밝혔을 때 공개적으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여권 사정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라면 공취모 같은 활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정권교체로 여당이 됐는데 수십여 명 의원이 저런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대통령한테도 별로 좋지 않다”며 “만약 실제로 검찰이 공취모 압박에 못 이겨 공소취소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대통령의 민생 행보가 다 덮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정과 공취모를 주도한 의원들의 성향 등이 결합돼 정청래 대표의 반대편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앞세워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처음 공취모 결성을 추진한 의원은 이건태 의원은 반청(반정청래) 인사로 분류되며 공동대표를 맡은 박성준 의원도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와 경쟁했던 박찬대 의원과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다.
실제 이건태 의원은 19일 YTN라디오 김준우의 뉴스정면승부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변호를 맡았던 전춘철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한 분이 이성윤 의원”이라며 친청(친정청래)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이 정치검찰조작기소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을 공격함으로써 정청래 대표에게 견제구를 날린 셈이다.
유시민 작가가 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공취모를 비판하고 있다. ⓒMBC 손석희의 질문들 유튜브 갈무리
이 때문에 여권의 대표적 정치평론가인 유시민 작가는 민주당 공취모를 두고 대통령 옹호를 핑계삼은 권력투쟁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는 18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여당 내) 권력 투쟁이 벌어지면서 이상한 모임들이 생겨나고, 친명을 내세워 사방에 세를 과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미친 짓을 하면 내가 미쳤거나 그 사람들이 미친 것인데, 제가 미친 것 같지는 않다”고 일침을 놨다.
유 작가는 이어 “모임에 계신 분들은 빨리 나와야 한다”며 “대통령을 위하는 것은 여당으로서 당연하고 좋은 일이지만 마음으로 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겉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준우 전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20일 JTBC 장르만여의도에서 “대통령은 부동산과 민생으로 와 있다”며 “예를 들면 이 대통령 뜻에 따라 '집은 한 채만 갖자'는 의원모임, '다주택자인데 매각하겠다'고 선언하는 의원모임이 친명이지 이건 친명이 아니다. 친명 세일즈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취모 상임대표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공취모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유 작가의 비판과 관련해 “이 모임은 이 대통령 사건 관련된 국정조사, 공소 취소 그리고 제도 개혁을 위한 것”이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