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무기 선고를 두고 다음 날에야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과 절연’에 나설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을 완전히 깨면서 12·3 계엄은 내란이 아니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무기징역 선고 관련, 입장을 밝히기 위해 당대표실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날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을 두고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아직 1심 판결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국민의힘은 줄곧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윤 전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계엄이 ‘내란’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1심 재판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한 판단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수사를 받을 때 줄곧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수사했다며 수사 자체가 위법이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장 대표는 “내란죄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가 위법하다는 점도 일관되게 지적해왔고 이는 우리 당만의 입장도 아니고 다수 헌법학자와 법률 전문가들의 주장이기도 하다”며 “1심 판결은 이러한 주장을 뒤집을 충분한 근거와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장 대표는 역설적으로 1심 재판부의 판결문 가운데 일부 논리를 인용해 이재명 대통령 재판이 다시 열려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윤 전 대통령 유죄를 인정한 근거는 인정하지 않고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소지가 있는 재판부 판단은 받아들이겠다는 이중적 태도를 보인 셈이다.
장 대표는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헌법 제84조의 소추가 ‘공소제기’라고 분명히 밝혔다”며 “이 대통령 재판을 중지할 법적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법원은 이 대통령 재판을 즉시 재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심판이든 법원 재판이든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 대통령은 권력의 힘으로 국민 다수 뜻을 무시하고 헌법 제84조의 불소추 특권을 근거로 내세워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모두 멈춰 세워놨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나경원 의원 등은 이론적으로 법원이 재판을 재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법조계 일각의 해석을 강조하며 그동안 사법부를 향해 이 대통령 재판 재개를 요구해 왔다.
심지어 장 대표는 재판부의 판결문 내용 가운데 일부를 민주당이 내란을 일으킨 것과 다름없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외에 다른 수단이 없었다는 주장을 폄으로써 정당성을 옹호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재판부는 내란죄 유죄를 선고하면서도 대통령에게 국회 주요 관료 탄핵, 예산 삭감에 대항할 수 있는 마땅한 조치가 없다고 인정했다”며 “헌법 외피를 쓰고 행정부를 마비시킨 민주당의 행위는 위력으로 국가 기관 활동을 무력화한다는 점에서 내란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당의 분열을 가중시키는 행태이며 그 요구를 지속하는 세력과 단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당의 기조가 ‘윤어게인’을 외치는 강성보수층의 주장과 다르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장 대표는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사과와 절연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고 그에 따른 변화와 혁신의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과, 절연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 뿌리는 일이며,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 하는 세력”을 언급하며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 대표의 주장을 두고 ‘윤석열 대변인’이나며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어게인을 넘어 '윤석열 대변인'인가”라며 “장 대표가 이끄는 국힘은 윤석열 내란 세력들과 함께 국민의 심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