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쿠팡의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이던 문지석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 하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19일 상설특별검사의 3번째 조사를 받는다. 사진은 엄 검사가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안권섭 상설특별검사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 중인 상설특별검사팀이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를 세 번째로 소환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엄 검사는 19일 오전 10시 쯤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센트로빌딩에 위치한 상설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엄 검사는 인천지검 부평지청장 시절, 같은 지청 차장검사로 있던 김동희 부산고검검사와 함께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핵심 증거를 고의로 누락·배제하고 수사를 불기소 처분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소환은 지난달 9일과 이번 달 9일에 이은 세 번째 조사다.
엄 검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신가현 검사에게 무혐의를 강요한 사실이 없다는 점이 (문자 메세지를 통해) 객관적 물증으로 확인됐다”며 “그런 강요를 했다고 주장하는 문지석 부장검사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게 명확히 입증됐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법리적 판단에 따라 문제없다고 판단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상설특검팀은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불기소 결정의 배경과 함께 이 과정에서 엄 검사가 문 부장검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강요했는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엄 검사를 고발한 사건도 함께 수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는 앞서 엄 검사가 국회 입법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신 검사에게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사실이 없고 당시 수사를 맡은 문 검사로부터 무혐의 동의를 확인했다는 허위 사실을 진술했다는 점을 들어 엄 검사를 고발했다.
이번 사건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2023년 5월 근로자 퇴직금 산정 기준을 변경하면서 일부 근로자의 퇴직금을 소급 산정하지 않도록 한 ‘퇴직금 리셋 규정’으로 논란이 됐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으나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해 4월 최종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불기소 처분 과정에서 엄 검사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쿠팡 불기소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당시 지휘부였던 엄 검사가 무혐의 처분을 종용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상설특검팀은 이러한 논란을 바탕으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있다. 상설특검팀은 지난달 7일부터 엄 검사와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였던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쿠팡 일용직 근로자의 상근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전현직 대표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는 앞선 부천지청의 무혐의 판단과는 정반대 처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