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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강하게 반대해온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합당 관련 의향을 전했다고 주장했는데,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을 자초한 꼴이 됐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별도로 강 의원은 자신이 '찐명'임을 강조하며 합당이 이재명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는데, 그가 전한 이 대통령의 의중은 합당 찬성에 가까웠다. 이에 합당 반대파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대통령의 뜻을 정반대로 알렸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청래 대표가 전날 저녁 합당 논의 중단을 최종 결정하면서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문제는 사실상 6월 지방선거 이후로 넘어갔다. 하지만 강 의원의 ‘실수’로 이번 사안은 이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으로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이는 합당 반대파였던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이 10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발단이 됐다.

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익표 정무수석으로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뜻을 전해들었다고 밝힌 뒤 "현재 상황상 지방선거 이전 통합은 어렵지만 지방선거 이후에 합당을 하고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내일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합당에 관한 수임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입장까지 전달받았다"며 "이런 내용이 이번 주에 발표되면 대통령실에서는 다음주 통합과 연동된 이벤트까지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해당 글을 SNS에 올렸다고 '빛의 속도'로 삭제했다. 하지만 언론은 해당 게시물에 곧바로 반응했다.  

강 의원은 본인의 책임은 덮어둔 채 ‘보좌진의 실수’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당 지도부 일원이 청와대 정무수석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보좌진이 작성해 의원 허락도 받지 않고 SNS에 올렸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일단 강 의원은 보좌진이 없는 일을 거짓으로 지어내 의원 개인 SNS에 올렸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사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글이 계정에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바로 삭제를 지시했다”며 “의원실 내부의 실수라 대응하지 않았지만 이를 두고 온갖 억측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어 밤새 고통스러웠다.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합당은 당이 결정할 사안으로 합당과 관련해 논의한 것이나 입장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즉각 이재명 대통령의 당무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섰다. 

주진우 의원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강 의원의 SNS글 사진을 올린 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입증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며 “당무 개입은 민주당이 그토록 부르짖던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 몰아세웠다.

주 의원은 이어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 불법 당무 개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강 의원의 SNS 글은 매우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더인터뷰에서 “정치인은 공개할 것 있고, 공개하지 않을 게 있다”며 “청와대에서 들은 얘기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황명선 최고위원이 6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황명선 최고위원이 6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위의 부적설함과 별도로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메시지의 내용이 문제가 됐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강 의원을 비롯한 합당 반대파들이 ‘이 대통령의 뜻’을 정반대로 거론하면서 이를 밑천삼아 정청래 대표를 흔들고 ‘자기정치’를 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강 의원이 글 말미에 “총리께서 말씀하신 부분과 편차가 있는 것 같습니다”고 적은 대목도 문제가 됐다. 합당 반대파들의 배후에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는 대목이다. 김 총리는 오는 8월에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강 의원은 김 총리와 매우 가까운 관계로 알려져 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해석하기에 따라서 대통령의 뜻을 누가 중간에서 왜곡했다. 이런 게 되지 않나”며 “김민석 총리가 됐든 아니면 김민석 총리를 중심으로 이른바 친명계를 표방한 그룹이 됐든 차기 당권에 도전하고 있다는 해석이 되지 않습니까? 상당한 파장을 낳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 의원은 ‘당원 주권’과 ‘숙의’를 앞세우며 '대통령 의중'이라는 보이지 않는 창을 휘두르며 합당 반대에 앞장섰다. 하지만 한밤의 SNS활극을 통해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피해를 입혔을 뿐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대통령 뜻도 포장했다는 ‘합당 반대파의 맨얼굴’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인 김어준씨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정청래는 연임하면 안 되고, 조국은 대선후보가 되면 안 된다는 그 정치적 욕망이 이번 사달을 일으킨 것이다”라며 “그런 정치적 욕망일 잘못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거기에 이재명 대통령을 끌어와서 자기 욕망을 대통령 뜻으로 포장하면 안 되는 것이고 거기서부터 반칙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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