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최근 우주에 인공위성 수백만 기에 기반한 우주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인공위성에 탑재된 자율 충돌 회피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수백만개 수준에 이르면 인공위성끼리 연쇄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8일 에어로스페이스 아메리카를 비롯한 항공우주 전문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인공위성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위성 사이 충돌로 기술적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런 주장의 대표적 근거로는 '케슬러 신드롬'이 꼽힌다. 케슬러 신드롬은 1978년 NASA의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 박사가 주창한 이론으로, 특정 궤도의 물체 밀도가 임계치를 넘으면 단 한 번의 충돌로 발생한 파편이 다른 위성을 연쇄적으로 치는 '연쇄 충돌'이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케슬러 박사는 2025년 9월 기술역사학자 조나단 쿠퍼스미스 전 텍사스 A&M 대학교 교수와 나눈 인터뷰에서 "현재 지구 저궤도는 수많은 인공위성으로 인해 자정능력을 상실한 임계상태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추세대로 인공위성이 늘게 되면 '기차 충돌'과 같은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위성이 상호 충돌을 일으키게 되면 GPS를 비롯한 다양한 위성 서비스들이 마비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960년대 수준으로 후퇴하는 셈이다.
유럽우주국(ESA)도 2025년 발간한 '우주 환경보고서'에서 지구 궤도 환경이 유한한 자원이며 상업용 위성군집이 궤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환경 및 과학 전문매체 디어스앤아이(The Earth & I)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에는 지구에서 약 550km 높이 저궤도에 활성위성과 충돌할 우주 쓰레기 파편의 수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고, 일부 고도에서는 활성위성보다 우주 쓰레기 파편이 더많은 구간도 존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유럽우주국의 우주 파편 환경모델에 따르면 1cm 이상의 파편만으로도 인공위성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위성수가 수백만 단위로 늘어날 경우 충돌 가능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2009년에는 미국의 인공위성 이리듐과 러시아 위성 코스모스가 충돌해 10cm 이상 파편만 1800개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우주물체 궤도 정보서비스 셀레스트랙에 따르면 이 충돌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 파편을 발생시킨 사건으로 평가되며 이후 수년간 해당 고도에서 위성과 우주선을 운용하는데 리스크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일론머스크가 주장하는 데이터센터용 인공위성 수백만 기가 우주로 보내지면 실질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대안으로 달에 데이터센터를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지구와 거리가 멀어 지연시간(latency)으로 인해 중계용 인공위성을 연결고리로 띄워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영국 데이터센터 전문매체 데이터센터 다이내믹스(DCD)는 "지구 안의 데이터 처리 부담의 대안으로 '달 데이터센터'가 부상하고 있다"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과 블루 오리진 등이 '우주판 클라우드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