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정교유착’을 두고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 직격했다. 다른 정국현안은 차분한 대응을 주문하면서도 이 문제는 유독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당국의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치개입 의혹 수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종교가 정치에 개입하게 되면 갈등이 격화될 뿐 아니라 해소되지 않는 갈등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많아 엄청나게 위험한 상황이 된다”며 “신천지는 지금 나오는걸 보면 최소 2000년대 초반부터 (정치개입을) 시작했다는 것 같고 통일교도 그 이후인지, 전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많이 개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신교는 대놓고 조직적으로 (정치개입을) 하진 않았는데 최근에 아예 대놓고 조직적으로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며 “심지어 설교시간에 이재명 죽여라, 이재명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 진짜 그렇게 반복적으로 설교하는 교회도 있다”고 덧붙였다.
종교적 신념이 정치적 선호와 결합됐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선호가 결합하면 양보가 없다. 나라가 망하는 길"이라며 "마치 나라 지키라고 총을 줬더니 '내가 가진 총이니 내 맘대로 쏠 거야'라고 하는 것이다. 국민에게 총구를 겨냥하는 반란 행위와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 종교단체가 정치에 개입하는 게 얼마나 큰 잘못인지 모르고 마치 권리인양 행동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반드시 엄청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을 개정해 종교의 정치개입에 대한 처벌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는 뜻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게 얼마나 나쁜 짓인지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모르는 것 같다. 마치 무슨 권리인 줄 안다”며 “개인이 정치적 선호와 종교적 신념 갖는 것 상관없는데 종교시스템 자체를 정치적 수단으로 쓰는 건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통일교와 신천지처럼 구체적 정황이 밝혀진 종교단체 수사에 집중하겠지만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교회도 수사를 해야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원래 일부 개신교도 수사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여러 주장이 있었고 일단 경계가 불분명해서 지금은 놔두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수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 원래 밭갈이할때 큰 돌부터 집어내고 그 다음에 자갈 집어내고 잔돌 집어내고 해야지 한꺼번에 다 집어내려면 힘들어서 못한다”고 설명했다.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 ⓒ연합뉴스
실제 이 대통령의 지적처럼 일부 교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윤어게인’을 주장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 공직선거법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손현보씨는 세계로교회 목사다.
또한 서울 은평구에 있는 한 교회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해 온 모스 탄 전 미국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간증 집회에 초청하고 이재명 대통령 가면을 쓴 인물을 폭행하는 내용의 연극을 상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복음주의 극우 개신교들은 △청년그룹(자유대학·트루스포럼) △한미 네트워크(KCPAC·빌드업코리아) △극우 유튜버(전한길·그라운드씨 등)와 함께 극우 정치세력의 한 축으로 분류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