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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 소비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음주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지면서 변화의 폭이 더욱 뚜렷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리퀴드 데스(왼쪽), 애슬레틱 브루잉(중앙), 시드립(오른쪽). ⓒ리퀴드 데스 홈페이지 캡쳐, 애슬레틱 브루잉 SNS 캡쳐, 시드립 홈페이지 캡쳐
리퀴드 데스(왼쪽), 애슬레틱 브루잉(중앙), 시드립(오른쪽). ⓒ리퀴드 데스 홈페이지 캡쳐, 애슬레틱 브루잉 SNS 캡쳐, 시드립 홈페이지 캡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을 판매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3분기 소주 매출액은 19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08억 원) 감소했다. ‘국민 주류’로 불리는 ‘참이슬’과 ‘진로’를 앞세운 하이트진로 역시 같은 기간 소주 매출 3809억 원, 영업이익 42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영업이익은 12.5% 줄어든 수치다.

소주는 1924년 처음 등장한 이후 ‘서민의 술’로 불리며 오랜 기간 한국인의 일상과 함께해 왔다. 회식이나 각종 모임에서 술자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문화 속에서 소주는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장기간 이어진 모임 제한을 계기로 이른바 ‘마시고 죽는’ 과도한 술자리 문화는 점차 사라졌고, 음주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시 변화를 맞았다. 이는 국내 주류 소비 전반에 뚜렷한 전환점을 가져온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출고량에서도 감소세는 명확히 드러난다. 국세청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91만5596킬로리터(kl)에 달했던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2023년 84만4250kl, 2024년에는 81만5712kl로 줄어들며 최근 5년간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류 문화를 지각 변동하게 만든 MZ세대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전국 만 25~4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식문화 트렌드’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후 음주 빈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20대 비율은 49.1%에 달했다. 감소 이유로는 ‘체중·혈당 조절’(44.3%)과 ‘소버(sober·술에 취하지 않는) 라이프’ 추구 등이 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가 생기더라도 MZ세대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술과 무알콜 음료를 번갈아 마시는 이른바 ‘지브라 스트라이핑(Zebra Striping)’이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해외 언론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숙취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지브라 스트라이핑이 새로운 음주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브라 스트라이핑’은 해외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지만, 국내에서도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물을 술과 번갈아 마시는 풍경은 이미 익숙하다. 그만큼 ‘적당히 마시는 술자리’는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젊은 세대 중심의 절주·금주 흐름은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매년 1월 한 달간 술을 마시지 않는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 캠페인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013년 영국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참가자들이 SNS를 통해 금주 사실을 공유하며 확산됐다.

첫해 참가자는 4000명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21만5000명이 캠페인에 등록할 만큼 대중화됐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건강 효과를 노린 간헐적 단식과 유사한 금주 실천으로 인식되며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개성과 아이디어를 앞세운 무알콜 음료 제품들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리퀴드 데스. ⓒ리퀴드 데스 홈페이지 캡쳐
리퀴드 데스. ⓒ리퀴드 데스 홈페이지 캡쳐

리퀴드 데스(Liquid Death): 헤비메탈 밴드 활동 이력이 있는 CEO 마이크 세사리오(Mike Cessario)가 만든 생수 브랜드다. 보드카나 맥주를 연상시키는 과감한 캔 디자인을 앞세워, 술 없이도 파티 분위기를 즐기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했다.

리퀴드 데스는 2019년 출시 첫해 약 300만 달러(약 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1년에는 4500만 달러(약 606억 원)로 급성장했다. 이후 2023년에는 매출이 2억6300만 달러(약 3500억 원)를 돌파하며 에비앙, 코카콜라 등 글로벌 음료 브랜드와 경쟁하고 있다.

애슬레틱 브루잉. ⓒ애슬레틱 브루잉 SNS 캡쳐
애슬레틱 브루잉. ⓒ애슬레틱 브루잉 SNS 캡쳐

애슬레틱 브루잉(Athletic Brewing): 애슬레틱 브루잉은 전직 금융인 빌 슈펠트(Bill Shufelt)와 홈브루어 출신 존 워커(John Walker)가 2017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설립한 무알코올 맥주 전문 브랜드다. 일반 크래프트 맥주와 동일한 양조 공정을 거친 뒤 알코올만 제거해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애슬레틱 브루잉은 무알콜 맥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21년에는 약 6500만 달러(약 87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매출이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북미 무알콜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드립. ⓒ시드립 홈페이지 캡쳐
시드립. ⓒ시드립 홈페이지 캡쳐

시드립(Seedlip): 시드립은 2015년 영국에서 벤 브랜슨(Ben Branson)이 설립한 세계 최초의 무알코올 증류주 브랜드다. 식물성 원료를 증류해 진이나 보드카를 대체할 수 있는 프리미엄 무알콜 음료로, 알콜과 당분, 칼로리가 거의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시드립은 고급 바와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확산됐으며, 2019년 글로벌 주류 기업 디아지오(Diageo)가 이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구체적인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연 매출을 수천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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