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새해 초 의대증원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의대증원 규모에 따라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도 '의정갈등'이 터질 가능성이 있어 의료계와 타협이 가능한 증원 규모 수치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024년 12월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성장전략 TF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1월 안에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확정할 계획을 세웠다. 복지부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지난 12월30일 2040년 의사 수가 5704∼1만1136명 부족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방영식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12월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추계위 브리핑에서 "최종 결정 시기는 논의 결과에 달려 있어 미리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입시 절차를 고려하고 충분한 논의를 위해 1월 중 집중적으로 회의를 개최하자는 논의가 보정심 1차 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
관건은 ‘증원 규모’인데 만일 추계위의 의료인력 부족 수를 2027년부터 2040년까지 13년 동안 충원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438명~856명으로 증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단순한 계산 수치보다 최종 의대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결국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부족한 의사인력 수를 최소치와 최대치로 어림잡아 제시한데다 보정심 구성을 보면 의료계를 비롯한 의료서비스 공급자(6명)와 환자단체 등 수요자(6명)가 동수인 상황에서 위원장인 정 장관과 관계부처 공무원 7명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 장관도 지난해 12월2일 기자간담회에서 의대정원과 관련해 “지역의사, 필수 의사, 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사는 필요하다는 것은 명확하다"면서도 ”이를 현재 의대 정원 수준 내에서 확보할지 증원이 필요할지는 수급 추계 위원회의 추계를 토대로 정책적인 판단이 가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는 ‘5년 동안 2천 명’을 늘리려했던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소규모로 장기간 늘리는 새 증원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의대증원을 추진하면서도 의정갈등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351명’ 안팎이 타협안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도 2023년 적정한 의대증원 규모로 ‘350’명을 제안한 바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사실 의사들은 아직도 의사 수가 부족하다기 보다는 배분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강하다”면서도 “다만 의대증원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약분업 당시 줄였던 의대정원을 다시 복구하자는 것에 강하게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의대 증원과 관련해 평소 ‘과학적 근거’와 ‘정밀한 수치’를 강조해 왔다. 이 때문에 정 장관이 단순히 과거의 수치를 복구하는 수준이 아니라 미래 인구 구조 변화와 의사 업무 강도를 반영한 ‘데이터 기반의 증원 규모’를 제시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정 장관이 이르면 2029년 신설될 공공의대에 배정될 ‘별도 정원’도 최종 의대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데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별도 정원 규모에 따라 의대 증원치가 대폭 확대될 수 있어서다.
정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지역의사제나 공공의대 규모만 가지고서 (의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500명을 늘려도 500명이 다 피부 미용 등으로 가게 되면 지역이나 필수 영역(인력)은 확보가 어려우니 (인력)배치에 대한 것도 붙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대의 경우 별도의 정원도 있을 것 같다”며 “공공의대 인력도 추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