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미국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애초 135년형을 선고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검찰과 모종의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왼쪽), 사진 자료. ⓒ페이스북 갈무리, 어도비스톡
폴 엥겔마이어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판사는 11일(현지 시간) 권도형씨에게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고 여러 외신이 전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권도형씨의 범죄로 사람들은 400억 달러(68조9천억 원)의 돈을 잃었다”며 “이는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서사적이고 시대를 초월한 사기”라고 말했다.
이어서 “권도형씨는 투자자들에게 거의 신비롭다고 할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의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었다”며 “피해자의 수는 백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권도형씨 측의 변호사는 징역 5년형을 요청했고, 검찰은 징역 12년형을 구형했다.
엥겔마이어 판사는 “검찰이 요구한 12년형은 부당하게 관대하며, 변호인 측이 요청한 5년형을 상상도 못 할 정도로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AI로 만든 테라코인, 루나코인 이미지. ⓒ허프포스트코리아
한국에서 형기를 복역하게 해달라는 권도형씨의 청구는 기각된 상태다. 권도형씨는 한국에서도 기소된 상태로, 배우자와 4세 딸도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검찰은 권도형씨가 유죄를 인정한 대가로 혐의를 9개에서 2개로 대폭 축소했다. 권도형씨는 협상 조건으로 1900만 달러(약 280억 원) 몰수에도 동의했다.
기존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징역 135년형이 선고될 수 있었다.
2개 혐의에 대한 최대 형량은 징역 25년이지만, 검찰은 양형 협상 일환으로 12년형만 구형했다. 검찰은 권도형씨가 최종 형량의 절반을 복역한 뒤 한국으로 이송을 요청하면 승인하기로 했다.
권도형씨는 형기 절반 이상을 복역해야 한국으로 이송을 신청할 수 있다.
앞서 권도형씨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을 졸업 후 지난 2018년 테라폼랩스를 설립해 ‘테라USD’와 ‘루나’ 가상자산을 발행했다. 두 가상자산 모두 2021~2022년 상반기까지 큰 인기를 끌면서 시가총액이 40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했으나 2022년 5월 루나 가치 폭락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후 권도형씨는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된 이후 증권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2월 몬테네그로에서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됐으며, 자금세탁 공모 혐의도 추가돼 혐의는 총 9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