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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LG전자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 LG전자

LG전자가 그리고 있는 사업 방향성은 꽤나 선명하다. 기업간거래(B2B) 사업 중심의 체질개선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을 공시한 뒤 지난달 28일 이행현황을 공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2030년 매출 100조 원과 트리플7(매출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 달성 및 중장기 사업계획을 내놨고 12월에는 인도법인의 현지 상장 추진일정을 발표했다. 이어 올해 이행현황 공시에서 인도 상장을 마치고 구체화된 인도법인의 미래비전을 제외하면 사업계획에 큰 변화가 없었다.

이 가운데 LG전자의 중장기 청사진 중심에는 B2B사업 확대가 있다.

LG전자가 집중하는 B2B 사업분야는 대표적으로 냉난방공조(HVAC)사업과 전장사업이 있다. 이런 틀을 갖추게 된 것은 전략가로 통하는 조주완 전 대표이사 사장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 대표이사에 내정된 ‘기술통’ 류재철 사장의 핵심 과제는 전략형 사업가가 세워둔 밑그림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 꼽힌다.

◆ LG전자 속 안정과 변화, 사업본부는 유지하고 ‘가전 신화’ 류재철로 리더십은 교체

지난해 LG전자는 생활가전(HS), TV(MS), 전장(VS),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로의 대대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비즈니스솔루션(BS) 대신 냉난방공조사업을 본격적 성장을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별도 해외영업본부에 B2B 컨트롤타워 역할을 새로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어 올해는 기존 사업본부 4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며 큰 변화 대신 지금껏 진행해 온 사업에 더욱 속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HS사업본부에는 B2B해외영업담당을 신설해 LG전자 전체의 체질개선 방향인 B2B 강화 기조도 유지됐다.

전체 승진 임원인사 수도 지난해 46명에서 올해 34명으로 감소했다. 쇄신보다는 ‘선택과 집중’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규모인 셈이다.

변화는 최고 리더십에서 나왔고 수장의 전문성이 바뀐 것이 특징이다.

조주완 전 사장이 LG그룹에서 손꼽히는 전략 전문가로 평가되는 것과 비교해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류재철 사장은 1989년 LG전자(당시 금성사) 가전연구소에 입사한 뒤 가전부문에서만 36년 동안 일한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LG전자도 류 사장을 ‘기술형 사업가’라고 강조했다.

류 사장이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LG전자 수장으로서 HS사업본부에서 이룬 글로벌 1위 ‘가전 신화’ 역량을 모든 사업부문에서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 사장은 2021년부터 HS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단일 브랜드 기준 글로벌 1등으로 올려놨다.

특히 꾸준한 선도적 연구개발(R&D), ‘업(UP)가전(구매 뒤 지속적 기능 업그레이드 제공하는 기능)’ 제공 이외에도 빌트인 및 부품 솔루션 등 가전사업에서의 B2B 분야를 강화한 점을 인정받고 있다. B2B 사업으로의 체질개선이라는 LG전자 전사 방향성과 부합하는 공이다.

◆ 류재철의 실행력 기반, ‘전략가’ 조주완이 만든 토대

류재철 사장이 B2B 사업 강화라는 전사적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에는 조주완 전 사장이 세워둔 미래계획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사장은 현재와 미래의 LG전자 B2B 사업의 핵심인 전장사업과 냉난방공조사업을 궤도에 올려 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의 전장사업 수주잔고는 조 전 사장 임기 첫해인 2022년 말 60조 원가량에서 올해 말 100조 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이 전망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냉난방공조 분야에서도 올해 신규수주를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 서 있는 등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전 사장이 올해 10월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1조8천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도 공격적 투자를 가능하게 해 류 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조 전 사장은 LG전자에서 임원으로 캐나다법인장, 호주법인장, 미국법인장, 북미지역 대표 등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경험했다. 

조 전 사장은 2020년 말 신설된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부문을 이끌었다. LG전자의 CSO부문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강조한 신사업 발굴 및 디지털 전환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조 전 사장도 구 회장이 그리는 미래 설계의 선봉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LG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조 전 사장을 유력한 부회장 승진 후보로 바라보기도 했다.

LG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의 초석을 다져온 조 사장은 건전한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하게 됐다”며 “조 사장은 미래성장의 기반을 닦는데 주력했고 글로벌사우스 대표 국가인 인도에서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현지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B2B 사업은 B2C보다 업황에 영향을 덜 받아 안정성이 높은 장점이 있다”며 “B2B 양대 축인 전장과 냉난방공조에서 풍부한 일감을 확보했고 이 분야의 성장성도 높은 만큼 지속해서 사업을 꾸준히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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