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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이사가 내년 3월 출시되는 AAA급 콘솔 액션 게임, 붉은사막 마케팅의 방점을 '글로벌'에 찍고 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이사가 내년 3월 출시되는 AAA급 콘솔 액션 게임, 붉은사막 마케팅의 방점을 '글로벌'에 찍고 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

[씨저널] “앞으로 남은 4개월 동안 게임 인지도를 더 쌓아가면서 출시 두 달 전인 1월 중순부터는 파트너들과 함께 판매량을 올릴 수 있는 본격적 마케팅을 시작하겠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이사가 2026년 3월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을 두고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한 이야기다.

허 대표가 이야기한 ‘게임 인지도 제고’ 전략은 글로벌 인지도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올해 11월 중순 열렸던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에 불참했다. 그러면서도 6월 미국 서머게임페스트(SGF), 7월 중국 빌리빌리월드, 8월 독일 게임스컴과 중국 차이나조이, 9월 일본 도쿄게임쇼에는 모두 참가해 붉은사막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지스타가 점점 한국 게임사들에게 외면받는 행사가 되고 있다는 점과 별개로, 펄어비스의 이번 행보는 붉은사막 홍보의 방점을 확실하게 글로벌 시장에 찍고 있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스타 자체의 논란과 별개로, 신작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국내 게임회사가 지스타에 불참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지스타 직후 출시되는 아이온2를 위해 지스타의 메인 스폰서를 맡는 등 이번 지스타를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붉은사막이 확실하게 PC·콘솔 싱글플레이 유저들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유럽·일본 콘솔 시장의 규모와 마케팅 효율을 감안하면 붉은사막의 핵심 공략 무대를 해외 대형 게임쇼와 글로벌 디지털 쇼케이스로 설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2년에 걸친 ‘붉은사막 글로벌 로드쇼’, 출시 전부터 핵심 시장 선점 나섰다

펄어비스는 2024년 게임스컴·도쿄게임쇼·지스타를 통해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다.

2025년에는 2024년에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개발자·코어 게이머·스트리밍 시청자 등 각각 다른 목표층을 향한 입체적 마케팅 동선을 구성했다. 

상반기 GDC(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는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공개해 개발자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기술력을 강조했고, 세계 3대 게임쇼인 미국의 서머게임페스트, 독일의 게임스컴, 일본의 도쿄게임쇼에서는 실제 플레이 경험을 코어 게이머들과 게임 관련 글로벌 매체들에게 제공했다. 

올해 말부터는 스트리밍 시청자들, 게임 관련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11월22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OTK 게임즈엑스포 2025(OTK2025)’에서는 붉은사막  퀘스트라인 데모가 피날레 데모로 등장했다. OTK 게임즈 엑스포는 게임 크리에이터들이 새롭게 출시될 게임을 소개하고, 데모 버전을 시연해보는 온라인 쇼케이스다.

이번 OTK2025에서 붉은사막 데모 버전을 시연한 크리에이터는 트위치 스트리머 소다팝핀(팔로워 약 900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아스몬골드(구독자 420만) 등이다.  

◆ 자체 엔진 ‘블랙스페이스’, 기술력을 서구 콘솔 시장 진입 교두보로 활용

허진영 대표는 붉은사막의 게임 플레이 뿐 아니라 펄어비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의 경쟁력을 향한 자신감도 계속해서 내비치고 있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붉은사막 제작에 사용된 ‘블랙스페이스 엔진’은 거리 기반 렌더링을 통해 심리스 로딩을 구현하고, 실시간 레이트레이싱과 고급 물리효과를 결합해 타격감·환경 파괴 표현을 강화하는 등 상당한 기술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펄어비스는 2025년 GDC(글로벌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선보이는 등  ‘엔진까지 직접 만드는 하이엔드 개발사’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프롬소프트웨어, CDPR(CD프로젝트RED), 록스타게임즈 등 글로벌 유명 AAA급 게임 개발사들은 자체 엔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한쪽에서는 자체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개발 리스크가 높고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CDPR, 프롬소프트웨어 등은 자체 엔진을 활용해 위쳐3, 사이버펑크, 엘든링, 소울 시리즈 등의 소위 ‘명작 게임’들을 만들어냈지만 이와 함께 최적화 문제, 물리엔진 버그 등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CDPR이 새롭게 제작하고 있는 ‘위쳐4’는 범용 엔진인 언리얼엔진5를 통해 제작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체개발 엔진을 활용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한다면 엔진과 IP, 퍼블리싱 역량을 모두 보유한 소위 ‘풀스택 개발사’로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매출 비중 80% 위에, 콘솔 패키지 유통망 더한다

올해 3분기 펄어비스의 IR 자료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82%에 이른다. 그리고 이 매출은 대부분 PC온라인 게임인 검은사막과 이브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다. 

펄어비스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로벌 콘솔 패키지 유통사 플레이온(PLAION)과 손잡고 붉은사막 패키지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유럽 리테일 매장과 각국 유통 채널까지 아우르는 판매망을 확보한 셈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소니)에서 주최하는 플레이스테이션 온라인 행사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붉은사막이 메인 타임에 소개되는 등 플레이스테이션 진영의 유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5년 3분기 IR자료 기준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한 콘솔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셈이다.

◆ ‘글로벌 전문가’ 허진영의 ‘다작보다 대작’ 전략, 붉은사막에 집중 배팅은 성공할까

허진영 대표는 2017년 펄어비스 COO로 합류해 2022년 CEO에 오른 개발자 출신 경영인이다. 

‘검은사막’ 확장팩 ‘아침의 나라’ 글로벌 성과를 통해 라이브 서비스 운영 능력과 글로벌 유저 취향에 대한 이해를 입증했고, 이를 바탕으로 붉은사막 프로젝트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 체제에서 펄어비스는 여러 개의 중소형 프로젝트를 병렬 추진하는 대신, 소수의 대형 프로젝트에 연구개발을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펄어비스의 신작 로드맵으로 언급되는 게임은 붉은사막을 포함해 도깨비, 플랜8 등이 있지만 펄어비스가 개발과 마케팅 자원을 붉은사막에 집중배치하면서 도깨비와 플랜8의 개발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허진영 대표는 올해 3월 열린 펄어비스 주주총회에서 도깨비의 얼리엑세스(앞서해보기)와 관련된 질문에 “펄어비스는 다작을 하는 회사가 아니고 게임 하나를 만들면 끝까지 만드는게 저희의 일이다”라며 도깨비의 얼리엑세스 출시 가능성을 사실상 부정하기도 했다.

다만 펄어비스의 주력 캐시카우인 검은사막이 여전히 각종 대형 업데이트로 순항하고 있지만, 이미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게임인만큼 허 대표의 ‘다작보다 대작’ 전략의 리스크가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은사막은 2014년 12월17일 오픈베타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5년 7월14일 정식 출시된 게임이다.

펄어비스의 주력 서비스 타이틀은 펄어비스가 자체 개발한 검은사막과, 자회사 CCP게임즈가 개발한 이브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펄어비스의 연결기준 매출이 2701억 원, 별도기준 매출은 1905억 원이라는 것을 살피면 펄어비스가 대부분의 매출을 검은사막에서 내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붉은사막의 흥행은 사실상 펄어비스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현재 사전판매 추이가 매우 좋다고 알고 있고, 수 차례 연기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반응도 호의적인 만큼 현재로서는 흥행 성공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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