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3.7.16), 국화꽃 자료사진 ⓒ뉴스1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 열심히 살게"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목숨을 잃은 32살 조모 씨가 생전 사회적 참사에 슬퍼하며 남긴 SNS 추모글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더했다.
조씨는 지난 15일 급류에 휩쓸린 청주 747번 급행버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목숨을 잃었다.
조씨의 친구는 "며칠 전 생일이었다"며 "창업을 목표로 열심히 삶을 가꾸어 나가던 너무나 선하고 따뜻한 친구였다. 그 친구가 흙탕물 속에서 갔다고 한다"고 부고를 전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조 씨가 과거 SNS에 올린 추모글이 공유됐다. 조씨는 과거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글을 올렸다.
세월호 5주기 관련 자료사진 ⓒ뉴스1
조 씨는 2019년 4월 16일 세월호 5주기 당시, "5년 전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대학생이었다"며 "그때 나 살기도 힘들었는데 세월호 뉴스를 보고 눈물이 흘렀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무사히 아이들이 구출되길 바라고 또 바랐다"면서도 "5년이 지난 오늘 나는 여전히 가난한 대학생이고, 많은 아이가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된 건지는 대충 드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어른은 자리에 없었다"면서도 "그렇지만 그때 함께했던 마음만은 오래도록 남아 가야 할 길을 가르쳐주겠지. 얘들아,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남아있는 우리들이 더 열심히 살게"라고 약속했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 놓인 국화꽃 ⓒ뉴스1
조씨는 이태원 참사 발생 다음 날인 지난 2022년 10월 30일에도 추모글을 올렸다. 조씨는 "새벽 이태원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고인 및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추모했다.
그는 "내 고향 상주는 인구가 10만명이 안 되는 시골인데, 가을쯤이면 자전거 축제라는 걸 하곤 했다. 축제에 연예인을 초청했고 모처럼 유명인을 보기 위해 공연 장소에 1만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고, 사고가 났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래서 그런지 이태원 사고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안 좋았는지 모른다. 내가 아는,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분의 안녕을 빈다"며 "한창 반짝일 젊음이 이렇게 지는 게 슬프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현장에서 9명이 구조됐고, 현재까지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고가 난 지하차도를 관리하는 충북도가 사고 전 교통 통제를 하지 않는 등 미흡한 대처 정황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