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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예바
발리예바 ⓒAndrew Milligan - PA Images via Getty Images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카밀라 발리예바(15)가 도핑에 양성인데도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컸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이번 기회에 도핑도 큰 문제지만 또 다른 중요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많은 선수들이 피겨스케이트 판에 만연한 ‘몸매 지적, 조금만 체중이 증가해도 부끄럽게 여기라는 소리를 듣는 분위기, 섭식장애를 유발하는 식단’을 비판했다. 발리예바의 도핑 사건 이후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출전 권한을 15세에서 17세로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연령 논란은 선수들의 신체 성장과 식습관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어리고 미성숙한 신체를 가진 미성년자 피겨스케이트 선수들은 좀 더 나이 있고 성숙한 신체의 여성이 하기 힘든 동작을 해내고 있다.

 

조세핀 탈리에고르드
조세핀 탈리에고르드 ⓒJean Catuffe via Getty Images

  

이런 현상에 스웨덴 국가대표 조세핀 탈리에고르드(26)는 ”정말 어리고 마른 선수들이 피겨스케이팅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아직 너무 어리기 때문에 그렇게 마르고도 정말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일 수도 있다. 성인인 나는 ‘네가 조금만 더 말랐어도 더 점프를 잘하거나 빨리 돌았을 거다’라는 말을 듣곤 한다”며 정상적인 몸에도 선수들은 큰  비판을 받는다고 밝혔다.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피겨 스케이트 선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당시 15세였다. 그는 단숨에 주목을 받았지만 만성 거식증으로 결국 어린 나이에 은퇴해야 했다. 미국 아이스댄싱 국가대표 케이틀린 하웨이예크(25) 선수는 몇 년 동안이나 거식증을 앓았다. 그는 ”어린 스케이트 국가 대표 선수들에게 몸매에 관한 큰 부담감이 주어진다. 있는 그대로의 신체가 멋지다는 교육은 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Joosep Martinson - International Skating Union via Getty Images

 

다행히 그는 새로운 코치와 영양사 그리고 미국 국가대표 팀 트레이너의 도움으로 ”새로운 마인드로 내 몸을 대할 수 있었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10위를 기록한 미국 피겨스케이트 선수 알리사 리우(16)는 “2년 전만 해도 몸매 지적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겨우 14살이었던 내게 많은 사람이 지적을 했고, 대체 왜 내게 그럴까 이상할 정도로 무서웠다. 대체 왜 미성년자의 몸을 그렇게 지적하면서 볼까? 정말 잘못된 방식이다.”  

유영
유영 ⓒChina News Service via Getty Images

 

미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선수 애슐리 캐인-그리블은 미성숙한 신체를 가진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경기 출전 연령을 높이는 데 찬성한다. 그는 ”제발 스케이트 선수들에게 신체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을 시간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애슐리는 다른 선수들보다 큰 키 탓에 비판을 받고 은퇴를 고려했었다.  

美 콜로라도 대학의 심리학 교수 엘리자베스 다니엘스는 스포츠 이미지를 연구한다. 그는 선수들의 연령대도 문제지만 핵심은 잘못된 문화라고 꼬집었다. 피겨 스케이팅, 체조, 다이빙과 같은 예술 스포츠가 주관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몸매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피겨스케이팅 점수의 절반은 주관적인 평가가 반영된다. 음악, 의상, 그리고 전체적인 느낌 등 심판들이 공연을 보는 자신만의 방식에 기초해서 점수가 매겨진다. 심판의 낡은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문제는 사라지기 어렵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선수 애슐리 캐인-그리블과 그의 파트너
미국 피겨스케이팅 페어 선수 애슐리 캐인-그리블과 그의 파트너 ⓒAmin Mohammad Jamali via Getty Images

 

다니엘스는 ”선수들은 스킬뿐만 아니라 외모도 평가받는다. 예술 점수라는 게 결국엔 심판의 주관적인 평가다. ‘몸매’ 평가가 이어지는 한, 섭식장애를 겪는 선수들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스포츠 의학 영양사 루크 코리는 ”피겨스케이트는 극심한 근육의 움직임을 필요로 하면서도 작고, 마르길 강요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요로 인해 성적을 올리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선수도 있다.”  

발리예바
발리예바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발리예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어린 선수들일수록 어른들로부터 큰 압력을 받고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코치 등의 어른들이 ‘이기면 그만이다’라는 마인드로 어린 선수를 대하는 경우도 많다. 캐인-그리블은 ”적어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된 후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야 한다.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하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어린 선수가 어른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며 경기 출전 연령을 높이는 데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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